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란히 분기 영업익 20조 고지 오를까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는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한다. 양사가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잠정 실적을 통해 역대 최고인 분기 20조원 영업이익을 공개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매출 30조원, 영업익 20조원 고지에 오를지 주목된다.
중장기 메모리 초호황기가 도래한 가운데 이번 실적은 국내 반도체 투톱이 써내려 갈 새로운 기록들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가 전사 실적 견인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7%, 영업익은 208.2% 증가한 결과 나란히 역대 최고 분기 기록을 세웠다. 국내 기업 전체로도 전에 없는 최고 실적이다.
단연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호실적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증권가는 DS 부문의 4분기 영업익이 16조원을 넘어섰고, 이 중 메모리 사업부의 이익만 17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이전 분기 대비 40%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지난해 말 9.3달러로 1년 만에 7배 상당으로 치솟았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가동률이 상승했으나 수익성 개선은 더딘 모습으로 1조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폰 판매 호조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증가하면서 2조원 가까운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세트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전방 수요 부진과 메모리 반도체의 원가 부담 영향으로 부진했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영업익은 전 분기 3조6천억원에서 4분기 1조5천억원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가전과 TV 사업을 맡고 있는 DA·VD 사업부는 판매 부진 속 소폭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하만은 5천억원대 영업익이 예상된다.

◇ SK하이닉스, 7년 만에 영업이익률 50%대 가능성
그간 삼성전자와 간격을 두고 실적을 발표해온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같은 날을 실적발표일로 택했다.
이례적 일정 조정을 두고 HBM4 양산 일정, 고객사 확보 현황, 투자 계획 등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전망을 집계한 결과 4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익이 17조4천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증권사가 영업익 20조1천억원을 점치기도 했고, 최근 전망치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추세를 보면 '깜짝' 20조원 달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출은 32조1천678억원으로 62.7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조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매출 20조원, 지난해 3분기 영업익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기록 경신을 거듭한 끝에 또 다른 이정표를 목전에 두게 됐다.
영업이익률도 연합인포맥스 집계대로면 54.26%에 달하게 된다.
통상 10~20%대 영업이익률도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제조업에서는 '꿈의 숫자'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1차 초호황기인 2018년 3분기 달성한 영업이익률 57% 기록도 7년 만에 넘보게 됐다.
이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글로벌 빅테크에 대해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의 최대 공급사 지위를 공고히 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 결과다.
고성능 AI 서버용 DDR5 메모리와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견조한 수요도 이익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
◇ 삼성전자 130조·SK하이닉스 110조대 연간이익 예상
업계는 실적 발표일에 제시될 국내 반도체 투톱의 향후 사업 전망과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일각의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 우려를 잠재우고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현재 D램 재고 물량은 삼성전자가 6주 수준, SK하이닉스가 2주 수준으로 통상 수준인 10~12주에 턱없이 모자란 역대 최저 수준이다.
D램 가격 상승세도 지속 중으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기준 DDR5 16GB 가격이 32.4달러로 지난해 10월 대비 약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가 나란히 연간 영업익 10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최근 1개월 내 보고서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익 전망치는 각각 134조원, 111조원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회복과 고객사 확대에, SK하이닉스는 HBM에서의 경쟁 우위 유지와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HBM4 양산 일정, 빅테크의 메모리 확보 경쟁, 미국의 반도체 관세,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입장도 이번 실적 발표 때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꼽힌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강하다"며 "전방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있지만, 서버 중심의 강한 수요가 이런 우려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아 업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