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산물 아냐"…참사로 기억된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무안=연합뉴스) 정다움 김혜인 기자 =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아 정부와 유가족은 이번 사고를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회적 참사로 기억하며 179명의 희생자를 추모했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엄수된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는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렸다.
참석자들을 대표해 추모사를 한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리했다.
우 의장은 추모사에서 이번 참사를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비극으로 규정하며 '사회적 참사'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우 의장은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은 쉽게 과거가 되고 반드시 같은 모습으로 반복된다"며 "참사는 절대로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안 끝났냐는 물음에 대해 계속돼야 하는 질문이라고 답하겠다"며 "분명한 사회적 기억으로 남기며 국가와 사회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겠다"고 전했다.
김 총리도 우 의장의 추모사가 이어지는 내내 눈을 질끈 감거나 인상을 찌푸렸고, 곳곳에서 유가족의 울음이 새어 나오자 하얀 손 장갑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눈시울을 붉힌 정청래·장동혁 대표도 고개를 떨구거나 숙연한 표정으로 국화꽃을 응시했고, 벌겋게 달아오른 코를 매만지며 희생자들의 이름을 곱씹었다.

유가족들은 이미 울음바다가 된 추모식에서 참사 발생 1년이 흘렀어도 지지부진한 사고 원인·책임 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년간 전국을 순회하며 이태원·세월호 등 다른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 연대 활동을 이어왔지만, 독립적인 조사와 실질적인 책임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서로 다른 시간·장소에서 참사가 일어났지만, 사회적 참사들의 모습은 너무도 비슷하다"며 "이미 존재했던 경고를 무시했고, 받아들이지 않은 경고들이 쌓여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당일 국가는 부재했고, 초기 진상규명 대신 수습에만 급급했다"며 "이제는 올바른 조사가 시작돼 장례 행렬을 멈춰 세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시민·정부·국회 관계자 등 1천200여명이 참석해 헌화·묵념 등으로 179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며 참사를 잊지 않고 사회적 책임으로 기억하겠다는 뜻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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