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화재 사망 151명으로 늘어…"그물망 방염 기준 미달"(종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발생한 홍콩 아파트 화재 사망자 집계가 150명을 넘겼다고 홍콩 당국이 1일 밝혔다.
신화통신·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146명이었던 사망자가 이날 오후 4시 기준 151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전날 기준 40여명이었던 실종자는 30여명 수준으로 파악됐으며, 경찰은 3주 내에 수색·증거수집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화재 사고임을 감안하면 일부 실종자는 시신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화재는 홍콩 북부 타이포에 있는 32층짜리 아파트 '웡 푹 코트' 7개 동에서 발생했으며,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에 43시간여만에 진화됐다.
이 아파트는 화재 당시 보수 공사 중이었으며, 창문을 덮어뒀던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 때문에 불이 빠르게 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나무 비계(고층 건설 현장의 임시 구조물)와 화재 경보 미작동 등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홍콩 경찰은 화재 원인 조사와 관련해 이날까지 과실치사 혐의로 13명을 체포했으며, 체포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비계에 쓰인 그물망을 샘플 조사한 결과 20개 가운데 7개가 방염 기준 미달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업체 측은 지난 7월 태풍 피해 이후 일부 그물망을 방염 기능이 없는 거의 반값 수준 제품으로 교체했다.
당국은 공사 관계자들이 방염 기능을 갖춘 그물망과 그렇지 않은 그물망을 교묘하게 섞어 썼으며 기준에 미달한 샘플은 당국에 발견되지 않도록 닿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관계자들이 돈을 조금 아끼겠다고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