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향하던 아르헨티나 쇼핑 투어버스 무장강도당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칠레로 향한 쇼핑 투어버스가 무장 강도의 습격을 받아 승객 60명이 신분증과 여권 등을 빼앗기고 칠레에 발이 묶였다.
클라린, 엘솔 등 아르헨티나 매체에 따르면 사건은 27일(현지시간) 오전 6시 15분께, 산티아고로 향하는 칠레 차카부코 고갯길(Cuesta de Chacabuco) 톨게이트와 터널을 지난 지점에서 벌어졌다.
전날 밤 11시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출발한 버스는 무장한 범인들이 탄 5대의 차량에 가로막혀 급정차했다. 범인들은 장총을 들고 버스에 올라타 운전사와 승객들을 제압한 뒤 현금, 휴대전화, 귀중품과 함께 신분증, 여권, 차량 서류 등을 빼앗아갔다.
이 과정에서 운전사들과 일부 남성 승객들은 심한 구타까지 당했다.
강도들이 버스 열쇠까지 가져가는 바람에 버스는 인근 도로에서 그대로 멈춰 섰고, 승객과 운전사들은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핸드폰을 다 뺏긴 데다가 해당 지역에서는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우연히 그 지역을 지나가던 칠레인의 도움으로 여행사에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여행사 측은 예비 열쇠와 차량 서류를 소지한 직원이 현장으로 이동 중이며, 현지의 아르헨티나 영사관과 칠레 당국과 협력해 승객들의 귀국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칠레에 발이 묶인 상태로 모든 신분증을 빼앗겨 귀국하는 데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는 점이다.
칠레 당국은 이번 사건이 사전에 정보를 파악한 조직적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범인들이 버스의 정확한 이동 시간과 경로를 알고 있었고, 사건 지점 또한 감시카메라가 없는 지역이었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르헨티나 매체 안데스는 강도들이 콜롬비아나 베네수엘라 쪽 발음으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칠레는 아르헨티나인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쇼핑 관광지로 꼽힌다. 칠레 내 전자제품, 의류, 신발, 타이어 등의 경우 아르헨티나에서 구매하는 것에 견줘 50% 이상 쌀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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