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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토트넘 떠나겠다는 결심 오래 전 했다…이룰 것 다 이뤘어, 변화 필요한 시점" [현장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입력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것을 바쳤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내가 이룰 수 있는 걸 다 했다는 게 가장 컸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지만 손흥민 스스로 이렇게 기습 발표할 것으로 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직접 입을 열어 퇴단을 알렸다.
손흥민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에서 진행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오는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치른다.
손흥민 입장에선 토트넘 소속으로 역대 세 번째 방한 경기를 벌이는 셈이다. 2022년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지난해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한국에 왔다.
이번엔 새 사령탑 프랑크 감독과 한국을 찾았다.

특히 이번 뉴캐슬전은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이 될 것이라는 영국 유력 신문 관측이 많아 시선을 끌었다. 토트넘이 뉴캐슬전을 통해 얻는 수입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손흥민의 이적을 미루는 것이라는 뜻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아예 팀에서 사라지면(이적하면) 75%를 주최 측에 물어주고, 손흥민이 출전하지 않으면 50%를 돌려줘야 한다는 구체적인 변상 비율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결국 뉴캐슬전은 손흥민의 고별 무대로 확인됐다.
손흥민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의 관심 속에 현재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손흥민이 LAFC로 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10년간 토트넘에서 454경기를 소화하며 173골 96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 역대 최초의 득점왕(2022-2023시즌)을 차지했으며 리그 준우승(2016-2017), 그리고 대망의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토트넘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손흥민은 이날 기자회견 초반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여름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거에 대해서 먼저 기자회견 전에 드려야 할 것 같다. 내일 즐거운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즐기겠다”고 했다.
다음은 손흥민의 일문일답.

-내일 경기를 앞둔 소감은.
▲아침부터 먼 길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한 번 토트넘과 함께 좋은 자리를 초대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선수들도 기대 많이 하고 있다. 좋은 경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여름에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거에 대해서 먼저 기자회견 전에 드려야 할 것 같다. 내일 즐거운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즐기겠다.
-어디로 떠나는지 결정된 것이 있는가.
▲이 자리에 어디로 갈지 구체적으로 말하러 온 것은 아니다. 그저 내일 경기까지 집중해서 경기를 잘 치르도록 하겠다.
-떠나는 것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말해달라.
▲축구 인생에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10년간 있었던 일이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것을 바쳤다. 경기장 안팎에서 최선을 다했고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내가 이룰 수 있는 걸 다 했다는 게 가장 컸다.

내 자신에게 더 다른 환경에서 축구하는 게 낫다고, 내 안에서 이야기를 했다. 팀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내 선택을 존중해줘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10년간 축구선수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 토트넘이다. 토트넘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토트넘에서 환상적인 추억이 될 텐데 10년 간의 시간을 돌아본다면 어떤가.
▲아까도 말했듯, 내 축구 인생에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아름다운 구단, 팬들과의 엄청난 추억을 만들었다. 이들을 떠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새 환경에서 나를 밀어붙이고 약간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북런던에 23세 소년으로 왔고, 영어도 못 했었다. 그러다 이제 남자로 떠난다.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며 토트넘 팬들 모두에게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고 내 고향이란 느낌을 줘서 감사하다. 어려운 결정이지만, 작별은 항상 좋은 순간일 수 없지만 그래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이를 존중해주길 바란다.
-다음 팀을 고려하는 최우선 기준점은 무엇인가.
▲일단 그것에 대해선 답변해 드릴 부분이 없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미래의 거취는 내일 경기 이후 확실해지면 말씀드릴 수 있다. 월드컵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어서 내가 모든 것을 다 쏟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곳이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

-토트넘 동료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직 오랜 시간 뛴 소수에게만 말했다. 오랜 팀 동료이자 친구로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가장 오랜 시간 보낸 벤 데이비스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들에게 작별 인사하는 것이 어렵다. 떠나는 소식에 실망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아서 들었다. 나를 기쁜 마음으로 보내는 것은 내 생각일 뿐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실망하지만 존중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홍콩 투어에서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고 주장 완장도 히샬리송에게 내주는 모습이었다. 언제 떠나는 것을 결심했는가.
▲경기 끝나고 장난치기도 했다. 히샬리송이 분위기 메이커인데 웃긴 장면을 보여줘서 좋았다. 모든 선수들이 다 친하다 보니 운동장 안팎에서 장난을 친다. 그런 거를 다 제쳐두고 내가 팀을 떠나겠다고 결심한 것은 좀 오래됐다. 그래서 나에게 쉽지 않은 몇 주, 며칠이었다.
그래서 나도 항상 밝으려고 노력하고 축구할 때 가장 행복한 친구이지만 10년을 보낸 곳에서 홀가분하게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나 때문에 작은 소음조차 나오는 게 싫었다. 내가 해야 할 것들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사람의 속마음이 티가 날 수밖에 없나보다. 내 작은 행동, 습관 하나하나 다 알고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보내는 이틀만큼은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양민혁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어린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 와서 경쟁하고 다른 선수들과 경기하고 경쟁하는 게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미래가 밝은 친구이고 가야 할 길이 멀다. 내 조언보다 더 부딪히면서 자신이 성장하는 게 느끼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다른 것 생각하지 말고 양민혁의 성장만 신경 쓰면 된다.
사진=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