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 바르셀로나!'…15년 만의 방한에 상암벌 '들썩'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스페인 프로축구의 '명가' FC 바르셀로나가 15년 만에 한국을 찾아 경기에 나서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응원 팀을 초월한 다양한 팬들의 환호로 들썩였다.
바르셀로나가 FC서울과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경기에 나선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축구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28회, 코파 델레이(국왕컵) 3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 우승에 빛나는 바르셀로나는 2010년 K리그 올스타와의 대결 이후 1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7일 일본에서 비셀 고베와 프리시즌 첫 경기를 치른 뒤 한국으로 와 서울, 대구FC(8월 4일)와 맞붙는 바르셀로나는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18세 신성 라민 야말을 필두로 하피냐, 페드리, 다니 올모 등 호화 군단이 총출동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최근 임대로 합류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도 입단하자마자 아시아투어에 참여해 함께 한국에 왔다.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선수단 버스가 들어서는 길엔 바르셀로나 팬들이 몰려 도착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기를 기다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 마련된 다양한 이벤트 존과 포토존, MD샵 등도 장사진을 이뤘다.
대전에서 온 바르셀로나 팬 김민성(23)씨는 "10년 정도 바르셀로나를 응원해왔는데 처음으로 직관하게 돼 무척 설렌다. 현재 팀의 '심장'이면서, 저와 또래인 페드리를 좋아해 유니폼 마킹도 페드리로 했다"면서 "박빙의 경기가 됐으면 좋겠고, 페드리가 골을 넣어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울에는 래시퍼드와 마찬가지로 유스 시절부터 맨유에서 오래 활약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스타 제시 린가드가 뛰고 있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린가드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온 서울 팬 임지빈(16)군은 "린가드와 친하다는 래시퍼드가 바르셀로나로 임대를 와서 두 선수의 만남이 특히 기대된다. 서울에서는 수비 핵심 야잔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아 응원할 것"이라면서 "린가드가 골을 넣고 서울이 너무 크게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바르셀로나와 서울 외에도 울산 HD나 전북 현대, 수원FC 등 K리그 팬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각양각색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축구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기 시작이 임박해서는 6만석 넘는 규모의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이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들어찼고, 카운트다운 화면부터 쩌렁쩌렁한 함성이 그라운드를 가득 메웠다.
기온은 28도 정도로 최근 며칠보다 내려가긴 했으나 습도가 80% 넘는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북측과 남측 응원석을 중심으로는 양 팀의 이름을 형상화한 카드섹션이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선발로 출격한 야말이 박수를 치며 그라운드로 들어설 때부터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을 보냈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탄성을 쏟아냈다.
'캡틴' 제시 린가드를 앞세운 서울 팬들도 '함께 뛰자 서울' 구호를 비롯해 다양한 응원가를 부르며 밀리지 않는 응원전을 펼쳤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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