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워치] 트럼프 관세정책은 '제2의 플라자합의'인가
작년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미국의 관세수입은 총 1천133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관세수입이 3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교역상대국의 시장 개방과 막대한 대미 투자로 미국은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고 자국내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그동안 관세정책의 역효과로 우려됐던 경기 침체나 물가 상승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트럼프로서는 만족스러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관세 협상 국면이 마무리된다고 해서 무역 전쟁이 끝난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 캐나다, 인도 등은 아직 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데다 미국이 반도체나 의약품 외에도 다른 품목을 끊임없이 들고 나와 관세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번엔 관세 대신 환율을 들고 나와 직접적으로 달러 절하와 상대국 통화 절상을 요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란 공습으로 무력을 과시한 뒤 후퇴(TACO·Trump always chickens out)에서 강공으로 돌아선 트럼프가 앞으로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걱정이 남는다. 그러니 트럼프 시대의 국제질서, 특히 무역 질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안의 연속일 뿐이다.
한국은 미국과 아직 막판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유예시한 내에 합의를 하건 못하건 그 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를 넘는 만큼 수출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 경제의 보루다. 미국이 부과할 관세로 커지는 기업들의 부담과 추가 개방된 시장의 충격도 최소화할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와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등과 동일한 관세율을 받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러기 위해선 미국이 원하는 규모의 투자나 시장개방 등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 협상단이 막판 협상에서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성과를 끌어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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