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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첫 방문지로 日 선택…반일 우려 지우고 한미일 협력 추동

연합뉴스입력
내일 도쿄서 日외무상 만나고 31일 워싱턴서 한일 외교장관회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통화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외교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일본을 고른 것은 한일관계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애정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란 평가가 나온다.

많이 줄긴 했지만 일부 남아있을 수 있는 한국 진보 정부에 대한 일본 내 반일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일본은 물론 미국 조야에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진정성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장관은 29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다. 지난 21일 취임한 조 장관의 첫 해외 출장이다.

외교부 장관은 취임하면 통상 미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는데, 일본부터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관계 중요도에 따른 순서에 의미를 두는 외교 관례를 생각하면 피로 묶인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삼는 외교정책상 한미 외교장관이 먼저 만나는 게 무난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사실 조 장관도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이 예정돼 있어 미국부터 찾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도쿄부터 방문한 것은 대일외교와 한미일 협력을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다분히 의도된 스케줄이라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조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 통화한 외국 외교수장도 이와야 외무상이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조 장관의 방일은 취임 전 이재명 대통령의 '반일' 이미지에 대한 일본 정치권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 진보 정권(의 대일외교)에 대한 일본 내 불신감을 불식시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짚었다.

조 장관이 도쿄를 들렀다가 연쇄적으로 워싱턴으로 가는 그림은 한미일 협력 체제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측면도 있다고 정부에선 해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국 협력 체제의 '약한 고리'로 간주되는 한일관계에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은 미국도 반길 신호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때리기를 서슴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과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교수는 최근 '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 기고문에서 대미외교 부담이 급증한 상태에서 "먼저 가까운 일본과의 관계를 안정시키고 한국외교의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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