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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선수들, '토토' 때문에 고통 받는다?…"잘 해도 욕 먹어, 여자친구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엑스포츠뉴스입력 2025-07-25 08:11:08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가 스포츠 베팅 이용자들로부터 고통 받고 있음을 호소했다. 선수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닛칸 스포츠'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지올리토가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게 미국에 만연한 야구 베팅의 위험성에 대해 호소했다"며 "지올리토는 최근 미국 내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고 전했다.
지올리토는 "잘하지 못했을 때 나는 물론 가족에게 SNS로 협박 메시지가 온다. 정말 피곤하다"며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들이 걱정된다. (스포츠 베팅에서 돈을 잃은 사람들은) 선수의 연인에게도 욕설을 퍼붓는다"라고 말했다.
지올리토는 미국 메이저리그 스포츠 베팅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선수들이 돈을 잃은 이용자들의 인신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미국 스포츠 베팅은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여러 가지 세분화 된 특정 상황에 돈을 걸 수 있다. 경기의 승패, 점수 차를 비롯해 투수가 던진 초구의 스트라이크, 볼 여부 등까지 베팅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돈을 날린 사람들이 선수의 인격을 모독하고 가족을 위협하는 메시지를 SNS로 보낸다는 점이다. 선수 본인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해도 자신의 활약 때문에 베팅에 실패한 이용자들의 타겟이 된다.
지올리토는 "매 경기마다 (SNS로) 메시지가 온다. 설령 내가 좋은 투구를 하더라도 매 경기마다 메시지를 받는다"며 "탈삼진을 너무 많이 기록해 돈을 잃었다거나 더 적게 잡았어야 했다는 내용 등이다. 베팅이 빗나갔기 때문이다"라고 호소했다.
또 "SNS 이용을 그만두더라도 위협을 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집 앞에서 스포츠 베팅에서 돈을 잃고 화가난 사람에게 공격을 받는다면 대처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1994년생인 지올리토는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6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담금질을 거쳐 2016년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지올리토는 2017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뒤 선수 생활의 큰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2018시즌 10승13패, 2019시즌 14승9패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21시즌과 2022시즌에는 2연 연속 11승을 따내는 꾸준히 빅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올리토는 2025시즌에도 15경기 81⅔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3.97로 제 몫을 해줬다. 지올리토는 올해 연봉 1900만 달러(약 261억 원)를 받는 성공한 메이저리거지만 스포츠 베팅 이용자들의 무차별적인 비난은 견디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팬들이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 중인 고액 연봉 스포츠 스타들에게 SNS로 비난의 메시지를 보내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다만 최근에는 스포츠 베팅에 결과에 따라 선수들은 물론 그의 가족, 연인까지 괴롭히는 테러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내는 행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