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국의 AAA급 콘솔 게임 도전은 계속된다…’명말: 공허의 깃털’

지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검은신화: 오공’을 기억할 것이다.
이 게임은 중국 유저들의 인기가 절대적이긴 했으나 2,00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대성공을 보여줬다. 그리고 ‘검은 신화: 오공’의 아성에 도전하는 게임들이 하나 둘 이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명말: 공허의 깃털’이다. 이 게임 역시 출시 전부터 수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액션, 미형 캐릭터를 앞세워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작품이다.
‘명말: 공허의 깃털’ 역시 소울라이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중세 중국을 배경으로 한 다크판타지풍의 세계관 속에 강력한 보스, 그리고 잠시 방심하면 보스만큼 무서운 일반 적들, 그리고 정교하게 꼬이고 비튼 레벨 디자인, 스태미너를 기반으로 하는 액션까지. ‘명말: 공허의 깃털’은 소울라이크의 특징을 대부분 갖춘 게임이다. 명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하며 우화병이라는 사람을 새처럼 바꾸는 괴기한 병이 창궐한 시대. 게임의 주인공 무상 역시 우화병에 감염된 상태로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우화병 치료를 위한 여정을 떠나야 한다.
오픈월드 속에서 플레이어는 필드 곳곳을 탐험하여 적들과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소울라이크 장르의 게임답게 적들의 공격이 꽤 매섭다. 전투는 약, 강 공격과 회피가 기본이며 패링은 초반에는 사용할 수 없다. 대신 섬광보라는 일종의 저스트 회피를 통해 적의 공격을 피한 후 적을 공격해야 한다. 저스트 회피를 성공하면 신력이 상승하고 신력은 무기 고유의 스킬을 더욱 강력하게 하거나 주술(마법)을 사용하는데 사용된다.




또한 심마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심마는 인간을 죽일수록 상승하며 최대치가 되면 심마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 사망할 경우에는 지금까지 모은 소울(적수은)을 모두 잃어버린다. 심마 상태가 아니라면 게임 도중 사망해도 소울의 일부만 잃기 때문에 페널티가 별로 없다. 하지만 심마 상태가 되면 모두 잃게 되며 가끔은 플레이어 캐릭터와 비슷하게 생긴 NPC 심마가 등장하여 전투가 진행된다. NPC 심마는 꽤 강력하지만 이를 물리치면 잃어버린 모든 소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NPC 심마는 플레이어에게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적에게도 공격을 가한다. 그래서 이를 잘 이용하면 주변의 적을 쓸어버릴 수도 있어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의외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심마는 인간형이 아닌 요괴 같은 타입의 적을 해치우면 감소시킬 수 있고 심마가 점점 증가하면 공격력이 증가하는 대신 피해도 함께 증가한다.




한편 적을 물리쳐 소울을 얻고 캐릭터를 성장하는 것은 일종의 화톳불이라고 할 수 있는 신단을 통해 가능하다. 신단에서 모은 소울을 사용해 캐릭터의 능력을 강화하거나 다른 장소로 빠르게 이동 등을 할 수 있다. 캐릭터 능력치 상승은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노드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다. 노드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이를 개방하면 된다. 노드는 크게 신력, 장도, 한손검, 도끼, 쌍검, 창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자주 사용하는 무기 위주의 노드를 찍으며 캐릭터를 육성하면 된다. 아! 이 게임은 한번에 2개의 무기를 실시간으로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다. 2개의 노드를 육성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선택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그리고 이 게임은 언제나 노드를 초기화할 수 있어 부담감도 적다. 대부분의 노드는 소울을 사용하여 개방할 수 있으나 일부 소울은 붉은 깃털 같은 특정 아이템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원하는 노드를 선택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자신만의 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유파 스킬의 경우는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공격이나 방어 등 원하는 스타일을 강조할 수 있다.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도 있다. 소울라이크 게임이지만 여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상을 통해 캐릭터를 꾸미는 즐거움도 있다. 비녀를 선택하여 헤어 스타일도 바꿀 수 있는 등 캐릭터 꾸미기도 생각보다 재미있다.
한편 보스전은 소울라이크 게임답게 적의 공격 패턴을 알고 모를 때의 차이가 크다. 역시나 상당히 극악 무도한 콤보로 공격을 해 오는 경우가 많아 적의 패턴을 모른다면 허무하게 사망하기 쉽다. 끝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게 공격해 대는 보스를 보면 당혹스럽기도 하며 가끔은 회복약을 먹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소울라이크를 적당히 즐겼다면 조금씩 적응하게 될 것이다.
‘명말: 공허의 깃털’은 전체적으로 소울라이크 게임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라갔지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 플레이했는데, 안정적으로 잘 플레이되다가 어느 순간에 프레임 저하나 혹은 보기 드물게 잠시 멈추는 현상이 발생했다. 처음에 게임이 멈췄을 때는 다운된 줄 알았는데, 곧 다시 정상적인 플레이로 이어져 안도했다. 잠시 멈추는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이를 직접 경험하면 깜짝 놀라게 된다.





또한 오픈월드 게임이지만 레벨 디자인도 신경 써서 만들었으나 밀도의 차이가 느껴지는 곳이 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 플레이하는데, 듀얼센스의 지원이 없다. 햅틱 기능을 사용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아쉬운 대목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빠른 전투가 진행되는데, 일부 기술은 애니메이션이 길어 보스전 등에서 사용하면 캔슬할 수 없어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냥 간결한 콤보 공격 위주로 구성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았다. 전투는 빠르고 현란하지만 소울라이크 게임다운 묵직함 보다는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조금 달라지기는 한다.
‘명말: 공허의 깃털’은 소울라이크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막상 플레이하면 그 매력에 빠져 계속 플레이하게 된다. 특히 게임에 자신의 문화를 담기 위해 많은 정성을 쏟은 것이 느껴져 국내 게임사들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됐다. 자신만의 문화를 담고 이것이 서양권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중국 게임만의 차별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