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반려견 머릿속을 MRI로 찍었더니…'개의 뇌과학'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개의 뇌과학 = 그레고리 번스 지음. 이주현 옮김.
미국 뇌과학자이자 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개의 뇌 활동을 기록한 경험을 토대로 반려견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지 규명을 시도한다.
저자는 어느 날 집에 초청한 동료 중 일부가 개에 익숙하지 않아 비명을 지르고 이에 개가 흥분해 짖어대는 것을 보며 반려견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개의 뇌를 MRI로 촬영하는 초유의 '도그 프로젝트'다.
개를 상대로 MRI를 촬영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우선 기계 안으로 개가 들어가도록 훈련해야 하며, 높은 소음이 발생하는 촬영 도중에 개가 움직이지 않아야 쓸만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저자는 개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원칙에 따라 억지로 개를 장비 안에 밀어 넣거나 기계에 묶어서 고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과정은 더디기만 했다.
오랜 훈련과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개의 뇌를 MRI로 들여다본 저자는 개가 사람의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자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도그 프로젝트는 참신한 시도이지만 일반화하기에는 이르다. 저자 역시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산한 개 개체수는 약 7억마리인데 이 가운데 불과 2마리를 토대로 한 연구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무리라며 한계를 인정한다.
다만 그는 개의 뇌를 MRI로 촬영해보자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한 연구를 통해 "사람과 개의 관계에서 사랑에 대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며 개 역시 사회적 인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은 것은 성과라고 평가한다.
동글디자인. 296쪽.

▲ 식물성 기름의 배신 = 캐서린 섀너핸 지음. 유영훈 옮김.
가정의학 전문의이며 대사질환 치료 전문가인 저자가 식물성 기름은 몸에 좋다는 통념을 뒤집고 현대인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씨앗 기름(종자유)에 숨겨진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이다.
책은 옥수수기름, 카놀라유, 면실유, 대두유, 해바라기씨유, 홍화유, 포도씨유, 미강유 등을 '몹쓸 여덟 가지 기름'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이들 기름은 공업 생산품이며 약 15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물질이라고 책은 규정한다. 산업형 농업이 일반화되기 전 인류의 조상은 석기시대부터 버터, 우지(쇠기름), 라드(돼지비계) 같은 동물성 지방을 먹었는데 공급 과잉이 되거나 산업적으로 재배된 씨앗이 복잡한 정제 과정을 거쳐 식용 기름으로 보급됐다는 것이다. 이들 기름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독소가 만들어지고 남은 음식을 보관했다가 데울 때도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고 책은 지적한다.
저자는 현대인이 이런 기름을 경계하지 않게 된 것은 기름 업계와 의학계 단체 사이의 커넥션이 영향을 줬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의과대학에 진학한 1980년대에는 영양학 강의에 식물성 기름이 등장하지도 않았고 어떤 의학회도 의사들에게 식물성 기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육하지 않았다고 지식의 사각지대를 꼬집기도 한다.
책은 8가지 씨앗 기름 대신 버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비여과·비정제 올리브유, 비정제 땅콩기름, 비정제 코코넛 오일, 비정제 아보카도 오일, 참기름, 비정제 팜유, 베이컨 기름, 우지, 라드, 닭기름, 기(Ghee, 인도 전통 청징 버터)를 더 맛있고 건강한 선택지로 권한다.
책에는 저자가 심각한 질병을 앓다 건강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여러 전문 서적을 탐독하고 조사를 이어간 끝에 알게 된 결과물이 담겨 있다.
정말중요한. 492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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