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군 훈련기 학교 추락사고 사망자 31명으로 늘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방글라데시 공군 훈련기가 학교에 추락한 사고의 사망자가 31명으로 늘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전날 훈련기 추락으로 학생 25명과 교사 1명, 조종사 1명 등 31명이 사망했다고 방글라데시 정부 당국이 이날 밝혔다.
또 학생 등 171명이 화상을 입고 현장에서 구조됐으며, 이 중 88명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부상자 중 약 20명은 위중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전날 이번 사고 직후 애초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희생자 수가 1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전날 오후 방글라데시 공군 소속 F-7 BGI 훈련기가 수도 다카 북쪽 우타라 지역의 '마일스톤 스쿨 앤드 칼리지' 초중고등학교 캠퍼스에 떨어졌다.
훈련기는 전날 오후 1시 6분께 인근 공군 기지에서 정기 훈련을 위해 이륙했으며, 곧 기계적 고장이 발생함에 따라 기지에서 약 10㎞ 떨어진 학교에 추락했다.
훈련기가 수업이 진행 중인 2층 학교 건물을 덮쳐 건물이 심하게 부서지고 불길에 휩싸이면서 다수의 어린 학생들이 변을 당했다.
이 학교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 파르한 하산은 시험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교실을 막 나섰을 때 불타는 비행기가 눈앞에서 건물을 강타했다고 영국 BBC 방송에 말했다.
이어 "시험장에 함께 있던 가장 친한 친구가 바로 눈앞에서 죽었다"고 오열했다.
사망자 중 이 학교 교사인 마헤린 초두리는 불타는 학교에서 20명이 넘는 학생을 구조했으나, 심각한 화상으로 숨졌다고 동료 교사가 AP에 밝혔다.
군 당국은 조종사 모하메드 투키르 이슬람 중위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으로 항공기를 선회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추락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종사는 이번에 훈련 과정을 마치면서 처음으로 단독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F-7 BGI 훈련기는 중국이 1960년대 옛 소련 전투기 미그-21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구형 전투기인 J-7의 방글라데시 수출명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 모든 정부·공공기관·교육기관에 조기를 게양했다.
하지만 이날 정부 고위 관리 2명이 현장을 방문하자 분노한 학생들이 몰려들어 시위를 벌이면서 관리들이 황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전날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군경이 교사와 학생들을 폭행했다고 비난하고 낡고 안전하지 않은 군 훈련기 사용 즉각 중단, 사망자·부상자의 정확한 신원 공개, 유족 보상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웃 국가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인도는 방글라데시와 연대하며 가능한 모든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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