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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나면 답 없다?…꿈에 그리던 빅클럽 입성했는데, 6개월 등록 불가 위기라니
엑스포츠뉴스입력 2025-07-22 10:08:0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꿈에 그리던 FC 바르셀로나행을 현실로 만들었지만, 당장은 바르셀로나 선수가 되기 어렵게 됐다.
바르셀로나의 재정 문제로 래시포드 라리가 등록 절차를 당장 밟을 수 없어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래시포드가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고, 임대 계약 체결까지 완료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심각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공식 등록이 막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2일(한국시간) "래시포드는 이번 주 초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고, 공식 발표는 수요일(현지시간)로 예정되어 있다"며 "양 구단은 2025-2026시즌 임대 계약과 내년 여름 완전 이적 옵션까지 포함된 조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는 래시포드의 연봉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으며, 선수는 이를 위해 기존 주급에 해당하는 약 31만 5000파운드(약 5억 8900만원)에서 15~25%의 자발적 삭감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래시포드는 당장 바르셀로나 선수가 될 수 없다.
영국 유력지 '디 애슬레틱'은 "바르셀로나는 현재 라리가가 정한 샐러리캡을 초과해 어떤 신규 선수도 등록할 수 없다. 이는 래시포드뿐 아니라 이미 영입이 완료된 골키퍼 우이체흐 슈체스니와 윙어 루니 바르드히 등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계약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라리가 사무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정식 선수로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바르셀로나의 이러한 재정 위기는 하루아침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수년 전부터 TV 중계권, VIP석 판매 수익 등 각종 수익을 선매하는 방식으로 미래 수익을 담보로 현재 자금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그 대가로 향후 수입의 상당 부분을 제3자에게 넘겨야 했고, 이는 라리가의 샐러리캡 계산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실제 2024-2025시즌 중에는 라리가 등록 문제로 인해 다니 올모와 포 비크토르의 등록이 지연되거나 막히기도 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바르셀로나가 노렸던 아틀레틱 빌바오의 니코 윌리엄스 역시, 등록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계약을 거부하고 소속팀 잔류를 택한 바 있다. 래시포드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디 애슬레틱'은 "바르셀로나는 선수들을 내보내거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지 않는 한, 래시포드를 라리가에 등록할 수 없다"며 "현재 수십 명의 선수들이 방출 혹은 감봉 협상 중이지만, 가장 큰 변수는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의 거취"라고 짚었다.
테어 슈테겐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 중 하나로, 방출 시 가장 큰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은 과거 연봉을 유예한 금액이 남아있어 계약 종료 시 보상 문제 등 복잡한 협상 여지도 남겨두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바르셀로나는 최근 4억 원 상당의 VIP석 수익권을 선판매해 1억 유로(약 1624억원)를 확보하려 했으나, 주요 투자자인 NEVG 측에서 약속한 금액 중 4200백만 유로(약 682억원)가 아직 바르셀로나 구단 계좌에 입금되지 않아 라리가 측도 이를 재정 기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바르셀로나가 포기한 것은 아니다. 클럽 측은 향후 선수 방출, 투자금 수령, 또는 정부 개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래시포드를 라리가 개막 전까지 등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안 될 경우 대체 시나리오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래시포드는 맨유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2016년 1군 데뷔 후 통산 426경기 138골 63도움을 기록한 대표적인 잉글랜드에서 낳고 자란 스타다.
특히 2022-2023시즌엔 프리미어리그 17골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지만, 최근 두 시즌 동안 부진과 태도 논란, 감독과의 불화 등이 겹치며 입지가 급격히 흔들렸다.
루벤 아모림 신임 감독 체제에서는 아예 1군 전력 외 통보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아모림 감독은 "차라리 63세 골키퍼 코치를 벤치에 앉히겠다"는 발언으로 래시포드를 직격하기도 했다.
결국 래시포드는 여름 내내 별도 훈련을 소화하며 개인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가 간절히 바랐던 바르셀로나 이적은 현실이 되었지만, 경기장에서 뛰는 일은 아직 보장되지 않았다.

2025-2026시즌 라리가 개막은 8월 16일이며, 이적 시장은 9월 1일까지 열려 있다. 바르셀로나가 그 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래시포드는 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결장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7월 말부터 일본과 한국을 도는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에 나서며, 래시포드는 이 일정에 맞춰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전에서 과거 맨유 동료 제시 린가드와 재회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서울에선 문제 없이 출전 가능하나 바르셀로나 유니폼 입고 공식 경기 그라운드를 밟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꿈을 이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예상치 못한 장벽 앞에 선 래시포드의 바르셀로나 도전은, 그 시작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파브리치오 로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