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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도울 차례"…경북산불 피해 주민들 경남 산청으로

연합뉴스입력 2025-07-22 06:17:00
미니 굴삭기 동원, 무더위 속 토사·가재도구 퍼내고 또 퍼내 영양군 시작으로 안동·의성·청송·영덕서 도움 계획
[경북 산불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영양지역 대책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우리가 힘들 때 전국에서 국민들이 달려와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도울 차례입니다."

지난 3월 경북 초대형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이 22일 극한 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남 산청군을 찾았다.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영양군 주민 10여명은 이날 오전 4시 1t 화물차에 미니 굴삭기를 싣고 산청군으로 출발했다.

영양군 주민들은 차로 250㎞가량을 달려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에 도착한 뒤 곧장 복구 작업에 뛰어들었다.

굴삭기와 삽으로 주택가를 덮친 토사와 흙탕물로 뒤덮인 가재도구를 걷어내고 또 걷어냈으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낮 기온이 32도를 웃도는 등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렸다.

전기와 수도도 아직 복구되지 않았지만 영양군 주민들은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빗물로 땀을 씻어내며 작업을 이어갔다.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영양지역 대책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남수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 영양지역 대책위원장(석보면 화매2리)은 "현장에 와보니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더 많은 분의 봉사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산불 피해를 보았을 때 전국 각지에서 국민들이 도와주러 와주셨는데 정말 고마웠다. 같은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고 미안하기도 했다"며 "이제 우리가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위로할 차례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리마을 주민들이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힘이 났다. 또 힘든 와중에서도 점심 식사를 준비해주셨다"고 되레 고마움을 표했다.

영양군 주민들은 당초 계획은 1박 2일 일정이었지만 현장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 체류 기간을 늘려 복구 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영양지역 대책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피해지역 소식을 들은 안동과 의성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도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산청군으로 출발했다.

굴삭기 2대가 추가로 투입돼 복구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청송과 영덕에서도 주민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 경북 산불 피해 5개 시·군에서 순차적으로 산청군을 찾아 피해 복구를 위해 땀방울을 흘릴 예정이다.

이상학 영양군 석보면 답곡2리 이장은 "우리는 불난리를 겪었지만, 물난리를 겪은 분들도 얼마나 힘드시겠나"라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북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영양지역 대책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p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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