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행 '제주 농어촌 유학' 인기…32가구 모집에 92가구 몰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처음 시행하는 가족 체류형 농어촌 유학에 모집 가구보다 3배 가까운 가구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2025학년도 2학기 농어촌 유학 시범 사업에 대한 신청을 마감한 결과 32가구 모집에 92가구(학생 수 136명)가 신청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이 68가구(학생수 100명)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24가구(학생수 36명)의 주소지는 경기, 인천, 충북, 경남, 광주, 세종, 대전이다.
교육청은 최종적으로 31가구 학생 49명을 읍·면 지역에 있는 학생 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8곳에 배정했다.
학교별 배정 가구 및 학생 수는 평대초 6가구 12명, 성산초 6가구 8명, 흥산초 4가구 7명, 귀덕초 4가구 6명, 창천초 4가구 5명, 송당초 3가구 5명, 하도초 2가구 4명, 신례초 2가구 2명이다.
실제 배정된 가구와 학생 수 역시 서울이 26가구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5가구 9명은 경기와 충북 지역 신청자다.
성읍초는 애초 7가구를 신청했지만 6가구만 배정받았다.
교육청은 앞서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학생과 1인 이상의 학부모가 함께 이주하는 가족 체류형 농어촌 유학 시범 학교 8곳을 선정했다.
이들 학교는 마을회 등과 협력해 미리 마을 내에 있는 빈집 등을 유학생 가족 거주용으로 확보했다.
교육청은 최근 공포한 농어촌 유학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번 사업에 참여한 가구에 학생 수별로 매월 유학 경비를 지원한다. 학생이 1명이면 30만원, 2명이면 40만원, 3명이면 50만원이다.
서울 지역 유학생들에게는 서울시교육청이 제주도교육청 지원금과 같은 수준의 유학 경비를 지급한다.
생태환경교육 차원에서 농어촌 유학을 10대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제주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주도교육청은 또 유학생·재학생이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지역의 자연, 문화, 역사 등을 담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농어촌 유학 학교당 1천만원의 특색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한다.
정미영 제주도교육청 장학사는 "농어촌 유학 신청 학교 중에는 2개 학년을 묶어 수업하는 복식학급을 운영해야 할 위기에 처한 학교도 있었다"며 "학생 수가 적은 학년에 유학생들을 우선 배정해 복식학급 운영 위기는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어촌 유학 학교들은 모두 글로벌역량학교, 문예체학교 등 제주형 자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자율학교 운영이 유학생 유치에도 이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내년부터 1년 단위 농어촌 유학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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