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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13년만 내한 '위키드', 고정관념 깨면 새로운 세계가 보여요 (엑:스피디아)
엑스포츠뉴스입력 2025-07-22 04:30:34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또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우리가 알고 있는 사악한 자가 알고 보니 더없이 착한 이였다면?
당신이 믿는 것이 진실이 맞는지, 왜곡된 편견에 영향받은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일들이 꽤 많을 수 있다. 고정관념을 조금만 비틀어 본다면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일과 마주할 것이다.


뮤지컬 '위키드'도 마찬가지다. 당연하게 여겼던 사실을 뒤집어보는 것에서 출발한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무려 13년 만에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내한 공연 중이다.
'위키드'는 2024년 브로드웨이 최초 주간 박스오피스 500만 달러 돌파, 2025년 1월 웨스트엔드 주간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 16개국 7,0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하는 등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22년째 흥행작으로 사랑받고 있다.


'위키드'는 외모부터 성격까지 정반대인 두 소녀의 성장담을 다룬다.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부터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가 주인공이다. 나쁜 마녀로 알려진 초록마녀(조이 코핀저 분)가 사실은 착하고 누구보다 정의로운 마녀이고 인기 많은 금발의 선한 마녀(코트니 몬스마)는 공주병에 야망 가득한 내숭 덩어리였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외모와 성격도 다르고 결정적으로 삶의 방향도 완전히 달랐지만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한 단계 성장한다. 글린다 역의 코트니 몬스마와 엘파바 얼터네이트 조이 코핀저의 케미가 도드라진다.

'위키드'를 한 편의 재밌는 판타지 동화라고만 여기기에는 작품 안에 담긴 메시지가 심도 있고 철학적이다. 평범한 권선징악의 구도를 뒤집고 진정한 사랑과 우정, 틀림이 아닌 다름, 즉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작품의 분위기는 표면적으로 밝고 경쾌하지만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 외모지상주의, 동물 권리, 여론 조작과 마녀 사냥 등 사회, 윤리적인 문제를 비판한다.


넘버 맛집이다. '널 만났기에(For Good)', '파퓰러(Popular)',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 '나를 놓지마(As Long as You're Mine)', ‘그 소녀는 내가 아냐’(I'm Not That Girl) 등 이야기와 합치되는 넘버들이 작품의 메시지를 강화한다.


초록빛의 화려한 무대는 ‘위키드’가 브로드웨이의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 뮤지컬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게 한다. 12.4m의 거대한 타임 드래곤, 날아다니는 원숭이, 350여 벌의 아름다운 의상 등이 눈을 즐겁게 한다.
회오리바람을 타고 날아온 도로시, 다치거나 죽지 않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두려움 많은 겁쟁이 사자, 오즈의 마법사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설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 에스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