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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처럼 '10번 달고' 한국 갑니다!…마라도나→히바우두→호나우지뉴→메시→라민 야말, 바르사 ACE 계보 이었다
엑스포츠뉴스입력

FC 바르셀로나가 다시 한 번 '10번'의 전설을 새로 써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팀을 떠난 뒤 진정한 등번호의 후계자를 찾지 못한 바르셀로나가 10번을 다시 가동하며, 그 주인공으로 18세 공격수 라민 야말을 지명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메시 등 역대 축구계를 수놓은 슈퍼스타들이 거쳐간 바르셀로나 '10번'의 계보가 이제 야말로 이어진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17일(한국시간) 야말이 2025-2026시즌부터 등번호 10번을 달고 뛸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동시에 그는 구단과 2031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알려진 바로는 그의 바이아웃 조항은 무려 10억 유로(약 1조 6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바르셀로나 종신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는 계약 조건이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라민 야말이 구단의 10번 유니폼을 물려받았다. 그는 이날 가족과 함께 캄프 누를 방문해 조안 라포르타 회장으로부터 직접 유니폼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재계약 서명과 동시에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받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단순한 등번호 교체를 넘어 구단의 철학과 상징성을 담은 중대한 결정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이 시점은 야말이 만 18세가 되는 생일(7월 13일)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이번 발표는 구단의 전략적 마케팅이자 상징적 순간으로, 구단은 야말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야말 본인 역시 이 역사적인 전환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마라도나, 호나우지뉴, 메시의 사진을 SNS에 연달아 게시하며 10번 계보에 대한 개인적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어릴 적부터 바르셀로나의 10번을 달고 뛰는 것이 꿈이었다. 메시가 걸어간 길이 있다면 나는 내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을 아직 우승하지 못했다. 그게 지금 내 목표다"라며 앞으로의 야망도 분명히 했다.

야말은 2023년 4월, 만 15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해 구단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운 뒤, 현재까지 106경기 25골을 기록하며 라리가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모두 주전급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지난 시즌엔 바르셀로나와 함께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슈퍼컵을 모두 들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어진 여름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스페인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 영플레이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야말은 데뷔 시즌에 41번, 이후 27번과 19번을 거쳐 이번에 10번까지 달게 되었다. 구단은 이번 10번 부여를 결정하기까지 세심한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17일 "바르셀로나는 애초 올 여름 키트 공개 당시 야말의 등번호를 밝히려 했지만, 선수 본인의 요청에 따라 18세 생일 이후로 발표를 미뤘다"고 보도했다.
이는 야말이 자신의 동료 안수 파티와의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말은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절부터 파티와 절친한 사이였고, 파티가 여전히 소속 선수인 동안 그의 번호를 물려받고 싶지 않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는 지난 3년간 10번을 달았으나, 잦은 부상과 폼 저하로 기대에 못 미쳤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AS 모나코로 임대됐다.
바르셀로나는 파티의 이적 직후 등번호 10을 공석으로 남겨두며 신중한 인물 선정을 고심해왔다. 그리고 결국 야말이 그 무게를 짊어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야말을 향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그가 주최한 '마피아' 컨셉의 생일 파티가 스페인 사회 내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파티에서 왜소증을 가진 인물들이 연회 퍼포먼스를 맡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대해 스페인 장애인 권익단체인 ADEE는 "모욕적이고 반윤리적인 행위"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스페인 정부 역시 조사를 공식 요청했으며, 최대 86만 7천 파운드(약 16억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 상황이다.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페인 복지부 산하의 장애국장은 '돈이 있고 권력이 있다고 해서 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 상태다.
야말은 이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나는 내 삶을 즐길 뿐이며, 가족과 친구 외의 비판이나 칭찬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은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위해 집중할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고 전해졌다.

한편, 구단 내부에서는 이번 등번호 변경 결정이 선수의 경기력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및 마케팅 효과를 함께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야말은 이미 스페인과 유럽 전역에서 상업적 파급력이 큰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등번호 10번의 부여로 유니폼 판매량 급증도 예상된다. 이미 일부 구단 공식 샵에선 야말의 10번 유니폼이 예약 판매만으로 품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야말은 바르셀로나의 상징인 10번을 등에 짊어지고, 또 다른 전설을 써내려가기 시작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메시가 2008년 21세 나이에 10번을 받기 전까지 110경기를 소화했고, 야말은 이미 106경기에 출전하며 더 이른 시기에 그 위치에 도달했다"면서 "메시의 10번은 상징이자 무게였지만, 야말은 그 부담을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을 이미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바르셀로나에서 '10번'이 의미하는 상징성이 그의 성장과 함께 다시 타오르려 한다. 야말이 정말로 메시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그의 발끝에 쏠리고 있다.
야말은 곧 바르셀로나 선수단과 한국을 찾아 7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 8월4일 대구iM 뱅크파크에서 대구FC와 친선 경기를 한다. 야말도 10번을 달고 뛴다.
사진=바르셀로나/데일리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