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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과 위로 전달됐으면" 성별 바꾼 '디 이펙트', 관객 마음 보듬는다 (엑's 현장)[종합]
엑스포츠뉴스입력 2025-06-19 07:14:29

관객들에게 위로를 안겨줄 연극 '디 이펙트'가 막을 올렸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연극 '디 이펙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민새롬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영민, 이상희, 이윤지(로나 제임스 역), 양소민, 박훈, 민진웅(토비 실리), 박정복, 옥자연, 김주연(코니 홀), 오승훈, 류경수, 이설(트리스탄 프레이) 등이 참석했다.
'디 이펙트'는 임상 테스트에 참여한 코니와 트리스탄, 그리고 이 테스트를 감독하는 박사 로나 제임스와 토비 실리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사랑과 슬픔’을 다룬 이야기로, 약물 시험이라는 설정을 통해 인간 감정의 본질을 탐구하는 동시에, 그 혼란스러운 감정들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날 민새롬 연출은 "국내에 초연작을 선보이는 일이 부담되고 설레는데, 새로운 서사를 선보인다는 것과 4인극을 페어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 작업하는 12명의 출연진과 함께한다는 기대감도 컸고,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이 작품에 능동적으로 임해서 어려운 텍스트의 해석이라던지, 컨셉의 노출이라던지 설명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장면 연습이라던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디 이펙트'는 원작자의 허락을 받아 세계 최초로 '젠더 벤딩' 캐스팅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캐스팅된 배우에 맞춰 배역의 성별을 바꾸어 각색하는 '젠더 벤딩'을 통해 김영민, 양소민, 박정복, 이설 등 4명의 배우가 열연을 펼친다.
이에 대해 민 연출은 "일단은 제작사와 총괄PD의 아이디어였는데, 원작자도 동의를 했던 부분이다. 기대했던 부분은 소위 감정 인지가 취약한 코니라는 인물, 부모로부터 우울의 성향을 받은 캐릭터를 관습적인 서사에서는 여성에게 부여했던 거 같다"며 "성별이 바뀌어도 내면 세계를 잘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고무적이었고, 반대로 개방적이고 상대방에 대한 유대가 잘 이루어지는, 자유 의지가 보여지는 인물을 남성상에게 부여하는 방식도 반대의 경우의 수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그래서 에이전시에서도 기쁘게 받아들인 걸로 알아서 저도 기뻤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또한 "젠더 벤딩에 대해서는 걱정을 했고, 대본 수정에 있어서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노력했다. 젠더 벤딩되는 배우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도대체 필요한가, 적합한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고, 그런 게 잘 녹아든 거 같아서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22년 2월 막을 내린 '언더스터디' 이후 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이윤지는 "마음으로는 보다 많은 날들을 더 무대에 오르고 싶다"며 "솔직하게는 육아에서 벗어나는 찬스를 써야하기 때문에 몇 달 연습이고 몇 달 공연인지가 중요한 상태로 가족들의 컨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작품을 고르고 골라서 무대에 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항상 제가 하고 있는 작품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이번이 진짜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만했던 연습기간이었고, 마지막 연습 때에는 배우들과 헤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슬퍼질 만큼 꽉 채워서 쫀쫀하게 시간을 보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무대에 오르게 된 이상희는 "연극을 그동안 많이 해보고 싶었다"며 "강승호 배우가 민새롬 연출님과 작업을 했었어서 소개를 해줘서 만났고, 연출님과 얘기를 해보고 이런 장점, 단점이 있다고 해서 같이하게 됐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수없이 많이 보았던 모습을 어제 공연으로 조금 떨어져서 보니 굉장히 좋았다. 몸은 피곤했지만, 머리가 개운하고 시원해진 느낌을 받았다. '좋은 공연을 좋은 사람과 함께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디 이펙트'는 주로 영상 매체에서 볼 수 있던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
민 연출은 캐스팅에 대해 "이제는 트렌드가 영상 매체나 무대 연기를 이분법적으로 갈라서 캐스팅하지 않는다"며 "그런 매체간, 장르간 도전들이 역동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건강한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하고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작품이라 무대에서 활동한 경력도 고려하고, 매체에서 깊이있는 연기로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배우를 찾기 위해 긴 탐색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작품의 메시지에 집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윤지는 "연을 마치고 나왔는데 한 관객이 '안아드려도 될까요'라고 하더라"며 "그런 감정의 공유를 하게 된 관람평을 듣고 정말 행복했다. 이제 시작인 공연인데, 저희끼리도 서로를 안아주지만 관객들에게도 따뜻함과 위로로 전달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 초연한 '디 이펙트'는 8월 31일까지 NOL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열린다.
사진= 레드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