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일각서 대여 강공 '역풍' 우려…여론조사 절차 엄격화 움직임도
이재명, 20일 은행권과 '상생금융' 간담회…트럼프 취임식에 의원단도 파견
이재명, 20일 은행권과 '상생금융' 간담회…트럼프 취임식에 의원단도 파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한혜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이후 이전까지의 '강공 일변도'를 벗어나 민생과 외교 분야 메시지의 비중을 늘리는 등 변화를 모색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 체포로 비상계엄 사태의 진상 규명에 대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고, 민생과 외교 리스크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등 국정을 챙기는 모습을 부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강공 일변도 대여 공세에 대한 역풍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안정감을 강조하는 행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에도 자연스럽게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이 체포된 만큼 국회도 내란이 촉발한 국가적 혼란을 안정시키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20일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5대 시중은행 및 은행연합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민주당 정무위원회 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권의 동향을 듣기로 했다.
아울러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영배 의원과 조정식, 홍기원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석해 비상계엄 이후 불거진 안보 불안을 불식하는 데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이 같은 행보의 이면에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며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영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위기감도 일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100%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응답률 19.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1월 셋째 주 국민의힘 지지도는 35%, 민주당 지지도는 33%로 나왔다.
1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올라갔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한국갤럽·리얼미터·전국지표조사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여당에 역전을 허용한 것은 계엄 사태가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민주당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수 지지층 '과표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조사기관 대표 등이 선거 여론조사 관련 범죄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록취소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개정안은 공표 또는 보도용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는 여론조사 기준을 공표·보도 12시간 전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등록하게 하고, 관할 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번호 또는 가상번호로만 조사를 실시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이런 흐름이 하나의 추세로 굳어지지는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내 1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며 "민생 회복을 원하는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에는 지도부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중도층에서는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어느 정도 정치적 혼란은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여 공세에만 집중하고 민생 행보를 외면하면 더 큰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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