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절친' 김혜성(LA 다저스)의 빅리그 계약을 반겼다.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정후는 "(미국에) 가기 전에 (김혜성과) 만났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진행 과정에서도 자주 연락했다. (김)혜성이가 마지막에 (팀을) 결정할 때도 내게 물어봤는데, 너무 잘 됐다"고 밝혔다.
'1998년생' 이정후와 '빠른 1999년생' 김혜성은 2017년 키움 히어로즈 입단 동기다. 두 선수는 키움이 2018~202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데 기여했으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함께 출전하는 등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다.
먼저 키움을 떠난 선수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67억원)에 계약했다. 많은 기대 속에서 빅리그에 입성했지만,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왼쪽 어깨를 다쳤다. 결국 수술대에 오르면서 조금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이정후의 2024시즌 성적은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 0.641.
올겨울에는 김혜성이 빅리그 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일 다저스와 3+2년 총액 2200만 달러(약 32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포스팅에 돌입한 뒤 내야 보강을 원하는 팀들과 연결됐고, 다저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혜성은 이번 도전에 있어서 빅리그 경력자인 이정후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정후는 "친구로서 좋은 팀에 가게 돼 축하한다고 얘기했고, 같은 지구에서 경기를 하게 됐으니까 혜성이와 똑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해서 서로 힘내자고 얘기했다"며 "생활 면이나 혜성이가 물어본 팀의 뎁스, 스타일에 대해서 내가 아는 정보들은 다 얘기했던 것 같다. 결정은 혜성이가 한 거니까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정후는 김혜성을 박지성(은퇴)에 비유하기도 했다. "(동료들에게 김혜성을 소개한다면) 옛날에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선수 같은 느낌이다. 그런 선수라고 설명하고 싶다"며 "정말 좋은 팀에 간 것 같고, (자신과) 맞는 팀에 간 것 같아서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실력적으로는 이미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의 소속팀 다저스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관계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물론 최근 샌프란시스코가 다소 부침을 겪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긴 했지만, 이정후는 여전히 두 팀이 라이벌 관계임을 피부로 느꼈다.
이정후는 "짧지만, 한 번 경기를 뛰어보니까 선수 소개만 해도 야유가 나올 정도로 라이벌 팀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보통 원정팀 팬들도 야구장에 오셔서 중립적인 곳에서 경기를 치렀다면, 미국은 지역의 팀을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일방적인 (응원이 있는) 곳에서 경기를 하게 될 텐데, 나도, 혜성이도 더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게 이정후의 바람이다. 이정후는 "어떤 기록을 세우든 혜성이가 하면 좋은 거니까 나도 좋고 둘이 뭘 해도 상관없는데, 그냥 이겼으면 좋겠다. 우리 팀이 이기면 기록은 내가 세우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