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RC랑스의 윌리엄 스틸 감독은 압두코디르 후사노프에 대해 기본적인 신체 능력과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중앙아시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후사노프는 타고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한 일대일 수비에 강하고, 특히 경합 상황에서 힘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선수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현대축구에서는 센터백들에게 힘보다 기술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은데, 후사노프는 기본적인 빌드업 능력을 갖춘 데다 1990년대나 2000년대에 이름을 날렸던 센터백들처럼 허슬 플레이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후사노프는 현재 프리미어리그(PL) 디펜딩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는 후사노프를 영입하기 위해 4000만 유로(약 604억원) 상당의 이적료에 합의했다"며 "후사노프는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확정되기에 앞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적시장 끝판왕'으로 불리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역시 "맨체스터 시티가 후사노프를 영입하기 위해 랑스와 합의에 도달했다. 두 구단은 4000만 유로에 보너스가 더해진 계약을 체결했으며, 후사노프는 12개월 연장 옵션이 포함된 4년 6개월 계약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센터백인 후사노프는 유럽 전역에서 주목하고 있는 유망한 선수다. 2004년생으로 아직 20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프랑스 리그1(리그앙) 내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꼽히고 있고, 잠재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즈베키스탄의 명문 구단 FC부뇨드코르를 거쳐 벨라루스의 FC에네르게틱-BGU 민크스라는 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벨라루스는 축구 변방국이었지만 후사노프의 능력을 알아본 랑스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후사노프는 19세의 나이에 랑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유럽 빅리그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랑스 입단 첫 시즌에 적응기를 거쳐 두 번째 시즌인 2024-25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강인의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전에서 퇴장을 당하기는 했지만 리그앙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며 리그앙 최고의 수비수로 우뚝 섰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20세 이하(U-23)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거친 그는 19세의 나이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고,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 A대표팀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는 등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후사노프가 랑스와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자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빅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센터백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고민이 깊은 맨체스터 시티 역시 후사노프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타 구단들이 후사노프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높은 이적료와 적극적인 태도로 후사노프 영입전에서 승리했다.
당연하게도 후사노프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11일 후사노프가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앞두고 있다며 후사노프의 강점과 그 강점들이 맨체스터 시티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분석했다. 매체는 "'탱크' 같은 센터백은 맨체스터 시티에 속도, 파워, 공격성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고민 중 하나인 센터백 문제를 후사노프가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매체는 "후사노프의 프로필은 그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센터백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는 패스를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며, 후방에서 공을 운반해 앞으로 전달하는 유형도 아니"라며 후사노프가 과르디올라 감독이 원하는 '공을 잘 다루는 센터백'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고 했다.
'옵타'에 따르면 후사노프는 랑스에서 주전으로 뛰는 세 명의 센터백들 중 공을 갖고 5m 이상 전진한 횟수가 100회로 가장 낮았고, 90분당 평균 터치도 64.7회로 가장 적었다. 다른 두 명은 케빈 단소(178회/79.9회), 파쿤도 메디나(226회/74.8회)다.
'옵타'가 분석한 후사노프의 가장 큰 장점은 침착성, 그리고 순수한 수비 능력이다.
매체는 "렌스의 윌 스틸 감독은 수 차례 후사노프가 경기장에서 차분하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강도 높은 압박이 만연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고, "후사노프에게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그의 순수한 수비 능력이다. 그는 이번 시즌 리그1에서 수비 행동 백분위에서 94%에 들었다"고 했다.
'옵타'는 "후사노프는 운동 능력과 신체적 힘을 결합해 매우 편한 조합을 만들어낸다"면서 "그는 키가 크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특별하게 추잡한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서도 공격적이다"라며 후사노프의 수비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짚었다.
매체에 의하면 후사노프를 지도한 랑스의 스틸 감독은 지난해 9월 후사노프에 대해 "후사노프는 탱크다"라며 "그는 신체적으로나 운동 능력적으로나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옵타'는 "후사노프의 속도와 힘, 공격적인 정신력은 공 소유권을 가져오기 위한 그의 접근 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20세의 후사노프는 신체 경합을 위해 사는 사람 같다. 그는 필요한 만큼 공격수를 괴롭히고 밀어붙이거나 상대 공격수를 압박할 것이다. 후사노프가 공격수 앞으로 달려가 패스를 가로채거나 그를 잡으려는 공격수를 제압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즌 그가 기록한 26개의 인터셉트는 리그1 수비수들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또한 그의 힘과 끈기는 그의 공중 경합 능력을 높인다. 후사노프는 이번 시즌 리그1에서 공중볼 경합 성공률 85%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옵타'는 후사노프의 적극적인 수비 방식에는 그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고도 짚었다. 매체는 후사노프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단 두 장의 옐로카드만 받았지만 PSG와의 경기에서 아슈라프 하키미의 스터드를 잡고 퇴장당한 장면을 돌아봤다.
후사노프가 여전히 경험이 부족한 선수라는 점도 '옵타'가 지적한 단점이다. 후사노프가 빅리그에서 뛴 것은 랑스로 이적한 이후 리그앙에서 24경기를 소화한 게 전부다.
그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단점 노출을 최소화하고 경험을 쌓는다면 훌륭한 수비수가 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후사노프를 지도할 감독이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기 때문에 그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사진=SNS, 연합뉴스, RC랑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