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한 내야수 김혜성이 빅리그 첫 시즌에 다소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9일(이하 한국시간) 김혜성이 2025시즌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7 9홈런 39타점 7도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냉정하게 선수와 팀 모두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팬그래프닷컴의 예상에 대해 "25세의 김혜성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7을 기록했으며, 4년 연속으로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렸다"며 "개인 한 시즌 최다인 11홈런, 75타점을 만들었지만, KBO리그에서 빅리그에 진출한 많은 한국인 선수들은 국내에서 뛸 때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혜성보다 먼저 빅리그로 향한 김하성(FA)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빅리그 데뷔 시즌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첫 시즌에 각각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OPS 0.622,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 0.641을 마크했다.
또 풀카운트는 "김혜성은 발 빠른 교타자 유형의 선수로, 복수의 미국 언론도 김혜성이 파워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김혜성의 타격 스타일을 분석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파워가 김혜성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매체의 예상이다.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혜성은 지난해까지 통산 953경기 3433타수 1043안타 타율 0.304 37홈런 386타점 2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2021년(유격수 부문), 2022~2024년(2루수 부문)까지 4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돌입한 김혜성은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들과 연결됐다. 긴 시간 동안 고민을 이어가다가 지난 4일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원)에 계약했다.
김혜성과 다저스는 2027시즌이 끝나고 2년 연장 계약 실행 여부를 논의한다. 김혜성이 이적을 택한다면 바이아웃 금액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수령한다. 2년 연장 계약에 합의하면 2028년과 2029년에 연봉 500만 달러(약 74억원)를 받고, 한 시즌마다 500타석을 넘기면 보너스 50만 달러(약 7억 3600만원)도 받을 수 있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중 하나로, 지난해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선수층이 두꺼운 만큼 김혜성으로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다만 지난 7일 내야수 개빈 럭스가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되면서 경쟁자가 한 명 사라진 건 김혜성 입장에서 호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8일 "다저스는 7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럭스를 보냈으며, 4일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과 계약하면서 2루에서 확실성을 제시했다"며 "김혜성은 슈퍼 유틸리티 역할로 기용될 예정이었으나 (럭스의 트레이드로) 2루수로 충분한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김혜성이 순조롭게 빅리그에 적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다른 리그의 기록을 전환해 메이저리그 성적을 예상하는 클레이대븐포트닷컴은 김혜성이 올해 562타수 152안타 타율 0.270 9홈런 53타점 81득점 27도루 출루율 0.337 장타율 0.386 OPS 0.72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그래프닷컴의 성적 예측 시스템 '스티머'가 예상한 김혜성의 2025시즌 성적은 94경기 326타수 91안타 타율 0.279 5홈런 35타점 41득점 출루율 0.324 장타율 0.374다. 스티머는 김혜성이 크리스 테일러(58경기), 미겔 로하스(50경기)보다 많은 경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확실한 것은, 다저스가 김혜성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김혜성을 영입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3월) 팀 코리아와의 경기에서 김혜성이 인상깊었다. 그가 보여준 역동성과 폭발성이 돋보였다. 좋은 주루 능력을 갖췄으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다. 타격 능력도 보유한 선수"라고 말했다.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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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