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머스크의 '獨극우 대담'에 "불법 아니지만 규정위반시 조치"
연합뉴스
입력 2025-01-10 02:47:34 수정 2025-01-10 02:47:34
'무대응' 비판 의식 해석…엑스 대상 DSA 위반 조사 1년째 감감무소식


마이클 맥그래스 EU 민주주의·정의·법치담당 집행위원[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예고한 독일 극우 성향 총리후보와의 라이브 대담과 관련해 EU 규정 위반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맥그래스 EU 민주주의·정의·법치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아일랜드 RTE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담을 스트리밍하는 것 자체는 규정 위반이 아니지만, 문제는 특정 콘텐츠(대담)의 불공정한 확산 여부"라고 말했다.

맥그래스 집행위원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거대 플랫폼이 강력한 도구를 활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특정 메시지를 부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이 엑스 이용자들에게 의도적으로 과잉 노출되는 등 방식으로 홍보될 경우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DSA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 허위정보,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한 법으로 기업들은 '시민 담론·선거 과정에 예측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사전에 방지할 의무가 있다.

위반 시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6%가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머스크는 이날 저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총리 후보인 알리스 바이델 공동 대표와의 대담을 스트리밍할 예정이다. 엑스 소유주인 머스크는 2억여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이에 내달 독일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의 후보와 라이브 대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속 EU는 DSA라는 규제 도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뒷짐만 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맥그래스 집행위원의 이날 언급 역시 집행위를 둘러싼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U는 2023년 12월 엑스를 상대로 허위정보 확산 등과 관련해 DSA 위반 조사를 이미 개시했으나 1년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워낙 검토할 자료의 양이 많다는 게 집행위 설명이지만, 과징금 부과 결론 시 곧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 가능성을 우려해 일부러 조사를 질질 끄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받는다.

일각에서는 집행위가 지난해 8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머스크의 대담에 '사전 경고' 서한을 보냈다가 소위 '검열' 논란이 인 것을 의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티에리 브르통 당시 집행위원은 머스크의 대담 수 시간 전 DSA를 위반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가 트럼프 캠프가 EU의 대선 개입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집행위는 이번 머스크의 AfD 대담에 대해서는 '라이브 대담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DSA는 검열 도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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