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하원의장 "트럼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원해"
공화 다수당 지위 취약한 상태서 감세법안 통과 담보하려는 취지
공화 다수당 지위 취약한 상태서 감세법안 통과 담보하려는 취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과 불법 입국 차단을 하나의 법안으로 묶어 일시에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동료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의회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중 불법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국경 문제를 먼저 다루고, 세금 감면 연장을 별도 법안으로 이후에 처리하고자 했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은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국경·이민 당국에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복잡한 세금 문제를 함께 다루려고 하면서 시간을 끌지 말고 더 손쉬운 국경 문제를 먼저 처리해 트럼프 임기 초반에 확실한 성과를 내자는 논리였다.
공화당은 트럼프 1기인 2017년에 세금을 일시적으로 감면했는데 연장하지 못하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반면 하원 세입위원회의 제이슨 스미스 위원장 등은 감세를 별도 법안으로 다루면 나중에 아예 통과시키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임기 초반에 하나로 묶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당내 분열이 생길 경우 법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으니 정치 동력이 충분한 초반에 세금 감면을 연장해야 한다는 논리다.
CNN은 트럼프 팀이 최근 의회의 임시예산안 처리와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보면서 공화당이 두 개의 법안을 다룰 여유가 매우 작다고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경과 세금 감면을 하나로 묶든 별도로 처리하든 공화당은 민주당의 협조 없이도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예산 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절차를 적용하면 상원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활용할 수 없어 공화당의 과반 의석만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이며, 하원은 트럼프 정부 합류를 앞둔 의원 두 명이 사퇴하면 보궐선거를 치를 때까지 당분간 공화 217석, 민주당 215석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분주한 임기 첫해의 분위기와 일정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일 법안 접근은 공화당 내 이질적인 파벌들을 통합하려는 시도라 대부분을 만족시키는 정책 균형을 찾으려면 수개월의 섬세한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CNN도 거대한 법안은 협상에 시간이 훨씬 더 소요되며 실수가 할 여지가 매우 작은 공화당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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