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거물 앞다퉈 기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작년 11월 대선 승리 후 현재까지 기업 등으로부터 3천억원 가까이 모금했다고 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두 달여간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과 정치 운영, 대통령 도서관 등에 쓰일 기부금 2억달러(2천944억원) 이상이 밀려들었다.
이 중 취임식 지원 위원회에 모인 기부금은 1억5천만달러(2천200억원)로, 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당시의 1억700만달러(1천575억원)를 이미 넘어섰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모금단체)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도 기부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거액의 기부금 액수는 특히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 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한 사태로 당시 수십 개 기업이 앞으로는 정치적 기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수십 개 기업이 앞으로 정치적 기부를 재고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일부는 모든 기부를 중단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대선 승리 이후 기업들은 앞다퉈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까지 포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미국의약연구제조업협회(PhRMA) 등이 각 100만달러(14억7천만원)를 기부했으며, 골드만삭스와 제너럴모터스(GM),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AT&T, 스탠리 블랙 앤 데커 등도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등 빅테크 거물들도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한 상태다.
제약업체 화이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전 선거자금 모금책인 제프 밀러가 운영하는 대정부 로비업체 밀러 스트래티지를 통해서 기부를 약속했다.
밀러 스트래티지는 우버와 오픈AI의 로비도 담당하고 있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운영하는 마이클 베스트 스트래티지는 가상화폐 리플 발행사와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기업 로빈후드를 대리하고 있다.
리플은 자체 가상화폐로 500만달러(73억원)를, 로빈후드는 200만달러(29억원)를 트럼프 당선인 측에 기부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SK그룹 등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로 인해 영향을 받는 기업을 대리하는 로비회사 차트웰 스트래티지는 취임식 기부금으로 300만달러(44억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NYT는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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