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키스탄에 스텔스전투기 J-35 40대 판매…"5세대 첫 수출"
연합뉴스
입력 2024-12-22 11:56:12 수정 2024-12-22 11:56:12
"파키스탄, '스텔스 없는' 印 상대 우위 확보…中, 수출시장 발판 마련"


지난달 중국 에어쇼에서 시험 비행 공개한 J-35A 스텔스 전투기[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파키스탄이 중국의 5세대 J-35 스텔스 전투기를 40대 구매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파키스탄 매체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방송사 24뉴스HD는 최근 파키스탄 공군이 J-35 40대 구매를 승인했고, 이 전투기들은 2년 안에 인도돼 파키스탄이 현재 운용 중인 미국산 F-16과 프랑스산 미라주 전투기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국영 방송사인 BOL은 지난 7월 파키스탄 공군 조종사들이 중국에서 J-31 스텔스 전투기 훈련을 공식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J-35는 J-31 혹은 KC-31로도 불린다.

SCMP는 "이번 판매는 중국 5세대 전투기의 첫 해외 동맹 수출"이라며 "지역 역학 관계, 특히 파키스탄의 라이벌인 인도와의 관계를 재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이자, '인도 견제'라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는 중국 동맹국이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양자 관계를 '전천후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최상위 수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두 나라는 정기적으로 합동 군사 훈련도 한다.

브렌던 멀베이니 미국 공군 중국항공우주연구소장은 파키스탄의 J-35 구매 결정을 두고 "미국·프랑스 등 서방으로부터 중국으로의 분명한 전환"이라며 "파키스탄과 중국을 더 묶으면서 파키스탄 공군을 인도 공군보다 앞서게 했다"고 짚었다.

인도는 프랑스산 라팔과 러시아산 미그-29·수호이-30MKI를 도입해 공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공군은 미국·러시아에 이은 세계 6위 수준으로 중국·일본보다는 앞서지만, 스텔스 전투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인도는 2035년 양산을 목표로 자체 5세대 전투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런 점에서 파키스탄 항공우주안보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지아 울 하크 샴시는 "5세대 전투기들은 파키스탄이 인도 공군을 상대로 향후 12∼14년 전략적 우위를 점하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다른 분석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제시했지만 파키스탄이 7∼8년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파키스탄이 중국 J-35 전투기를 실제로 잘 운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멀베이니 소장은 "그들(파키스탄)이 그 전투기로 얼마나 잘 비행하고 싸울지는 다른 문제인데, 전투기 성능은 중국의 적절한 무기·지원 시스템 제공 의지에 달려 있다"며 "그 전투기는 좋을지 모르지만 무기와 센서 장비, C4ISR(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이 없다면 중요성이 훨씬 덜해진다"고 설명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쑹중핑은 "중국은 이미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어 5세대 기술을 우방국에 수출하는 것은 논리적·전략적으로 타당하다"며 "이는 중국의 대량 생산 능력과 준비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공 평론가 안그레아스 루프레히트는 "중국 입장에서 파키스탄은 미래 스텔스 전투기 고객들에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이번 판매로 중국은 떠오르는 유럽 및 튀르키예 등 경쟁자들에 맞설 수 있는 시장 발판을 확보했다"고 했다고 SCMP는 전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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