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유산연구소, 목포전시관 개관 30주년 '10년의 바다' 17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최근 10년간 충남 태안, 제주 신창리 해역 등에서 찾은 수중 유물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목포해양유물전시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이달 17일부터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 특별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20년간 수중 발굴 조사 성과를 모은 자리다.
통일신라시대 선박으로 추정되는 인천 영흥도선(船)에서 찾은 유물부터 태안 갯벌에서 발견된 조선 왕실의 장식기와까지 총 19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2013년 발굴 조사한 영흥도선을 비추며 시작된다.
잠수사가 청자 발 등 유물을 신고하면서 알려진 이 선박은 처음에는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됐으나, 이후 조사를 거쳐 8세기에 제작된 통일신라시대 배로 확인됐다.
선체 안에서 나온 도기 장군, 도기 병, 동제 귀 때 바리(물을 따르는 부분이 달린 동제 용기) 등이 소개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바다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난파선"이라며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의 해상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해양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1983년 해녀들이 금빛 장신구를 발견하며 알려진 제주 신창리 일대 유물도 선보인다.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수중 발굴 조사를 한 결과, 이곳에서는 중국 남송 시대의 주요 도자 생산지에서 만든 청자, 청백자, 백자 등이 잇달아 확인됐다.
'근봉'(謹封)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나무 도장, 중국 동전 등의 유물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게가 약 600㎏에 이르는 거대한 중국제 닻돌은 대형선박이 지나가다 침몰했던 사실을 보여주는 유물로 가치가 크다.
흔히 '바닷속 경주'로 불리는 태안 해역에서 찾은 수중 유산 또한 흥미롭다.
조선시대에 운항하다 난파된 것으로 알려진 마도 4호선에서 나온 다양한 목간(木簡·일정한 크기로 깎아 글을 적은 나무 조각), '내섬'(內贍)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 접시, 도장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선박의 목적지로 추정되는 한양 광흥창에서 썼던 인장과 문서, '내섬' 글자가 새겨진 나주목 가마터 출토 유물 등도 함께 선보여 유물을 서로 비교해볼 수 있다.
최근 태안 양잠리 조간대에서 발굴한 조선 왕실의 장식기와 '취두'(鷲頭)도 공개한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다. 내년 3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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