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염에도 무대서 여유와 집중력 발휘한 조수미
연합뉴스
입력 2024-03-30 08:20:59 수정 2024-03-30 08:20:59
KBS교향악단, 800회 정기연주회 '로마의 축제'서 웅장한 무대 선보여
협연곡 줄여 무대 오른 조수미 "800회 넘어 8천회 응원"


KBS교향악단 제800회 정기연주회[KBS교향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장쾌한 타악기 소리가 콘서트홀을 가득 메우는 가운데 박력 있는 호른 연주가 축제의 날을 기념했다.

29일 예술의전당에서 제800회 정기연주회 '로마의 축제'를 연 KBS교향악단이 축제라는 제목에 걸맞은 웅장한 무대를 선보였다.

KBS교향악단은 이날 메인 프로그램으로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대표작인 '로마 3부작'을 연주했다. '로마의 분수', '로마의 소나무', '로마의 축제'로 구성된 관현악 시리즈로 로마의 역사와 명소를 묘사한 곡이다.

세 곡 중 가장 먼저 연주된 '로마의 축제'는 현악과 어우러진 만돌린 연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심벌즈와 드럼, 팀파니 등 다채롭게 구성된 타악기가 연주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어 들려준 '로마의 분수'에서는 하프와 첼레스타의 음색이 귀를 사로잡았고, 연주회의 마지막 곡으로 선보인 '로마의 소나무'에서는 곡이 진행될수록 군대의 행진을 따르는 듯한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을 앞두고 발생한 변수가 이날 연주회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었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27일 협연자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급성 후두염으로 인해 조수미의 협연 곡을 3곡에서 1곡으로 줄이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협연을 추가했다.

조수미는 후두염 증상으로 온전한 컨디션으로 노래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여유와 집중력을 발휘해 연주회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주회의 첫 곡인 도니체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 중 '모두가 알고 있지'를 노래한 조수미는 평소처럼 과장된 경례 동작으로 곡을 끝마쳤다. 퇴장하면서는 오르간 위를 가볍게 양손으로 두드리며 무대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공연을 마친 조수미는 "1956년 12월 20일 역사적인 첫 번째 정기연주회에 저의 스승이신 이경숙 교수님께서 공연하셨고 800회 공연에서는 제자인 제가 노래를 하게 됐다"며 "KBS교향악단이 앞으로 800회가 아니라 8천회 공연할 수 있도록 모두의 사랑과 응원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자 앙코르곡으로 안정준의 '아리아리랑'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노래하는 열정을 발휘했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관객과의 대화조차 어렵게 끝마쳤음에도 노래가 시작되자 깨끗한 고음으로 울림을 줬다.

협연자로 나선 김봄소리는 과거 KBS교향악단과 연주한 경험이 있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들려줬다. 짧은 연습 기간에도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질주하듯 연주한 3악장이 인상을 남겼다.

KBS교향악단[KBS교향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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