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로켓·레이저무기 등 장착한 신병기 '마르케르'
동부전선 투입 계획…미 싱크탱크 "그냥 선전전" 저평가
동부전선 투입 계획…미 싱크탱크 "그냥 선전전" 저평가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몇 년 전 개발한 신형전투 로봇 '마르케르'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 실전 수행 시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마르케르 로봇 개발사인 '안드로이드 기술 연구소'는 전날 "로봇 2대를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보내 정찰 시스템과 화물 운송 시스템 등을 시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구소 측은 "아직은 전장 투입이 아니라 실전에 가까운 환경에서 로봇 자동 장치들의 핵심 기술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에 군사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전문가 그룹인 '차르의 늑대들' 대표 드미트리 로고진도 지난 15일 마르케르 로봇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시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고진 대표는 "마르케르는 이미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경비 임무 시험을 거쳤다. 이제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전투 세례'를 받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르케르는 러시아 '로봇기술개발센터'와 '안드로이드 기술연구소'가 지난 2018년부터 개발해온 미래형 군사 로봇이다.
그동안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배치돼 시설 경비 보조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실전 투입을 위해 시스템 개량 작업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 '아르구멘티 이 팍티'(논증과 사실)에 따르면 5km 떨어진 거리에서 조종이 가능한 마르케르 전투 로봇은 외견상으론 무한궤도나 바퀴를 단 소형 장갑차 모양을 하고 있다.
자체 무게가 약 3t으로 시속 8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1회 배터리 충전으로 3천km를 이동할 수 있다.
개발사 측은 경비 업무용으로 개발됐던 마르케르 로봇에 추가 장비와 무기 등을 장착해 전장에서 전투 지원이나 시가전 수행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로봇은 자체 정찰 장비를 이용해 최대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적을 발견해 지휘소에 관련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새로 장착된 대구경 기관총과 유탄발사기로 적을 공격할 수 있고, 대공로켓으로 공중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으며, 레이저 무기론 적의 공격용 드론(무인기)을 격추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아군 부상자를 찾아내 후송하는 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장 시험을 통해 성능이 확인되면 로봇들을 실전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 해군분석센터(Center for Naval Analysis) 연구원 새뮤얼 벤데트는 뉴스위크에 "개발자들은 이 무인지상차량(UGV)이 스스로 이동할 수 있고 상당히 복잡한 일련의 임무들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장과 같은 매우 복잡한 환경에 투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장 상황에선 전투 로봇과 운영자 사이의 통신을 방해하는 반격, 다른 간섭 등의 제약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아마도 러시아가 전투에 투입해 일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군사용 지상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전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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