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세계
[논&설] '알쏭달쏭' 영국 왕실과 군주제
연합뉴스입력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논설실장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8일(현지시간) 96세로 서거하면서 왕실 안팎의 낯선 제도와 용어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영국의 독특한 군주제와 영 왕실의 이해를 위한 열쇳말들이다.


찰스 왕의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는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에서 '왕비'(Queen Consort)로 지위가 격상됐다. 'Consort'는 국왕의 배우자를 뜻하는 단어다. 두 사람은 2005년 4월 윈저궁에서 정식 결혼했다. 하지만 커밀라는 왕세자비를 뜻하는 '웨일스 공비'(Princess of Wales)의 작위를 받지 못하고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콘월 공작부인으로 불려왔다. 이는 찰스 3세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이 1996년 파경에 이르고 그 배경에 찰스 3세와 커밀라의 불륜 의혹이 있었던데다, 이듬해 다이애나가 비극적으로 사망하면서 커밀라에게 영국인들의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었다. 다이애나가 1997년 사망한 뒤 그간 웨일스 공비의 직위는 공석이었다. 찰스가 왕이 되면서 이 직위는 큰아들인 윌리엄 왕자의 부인이자 다이애나의 며느리인 캐서린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에게 승계됐다.
'여왕 연설'(Queen's speech)도 영국 왕실의 주요 헌법 기능 중 하나이다. 찰스 3세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여왕을 대신해 지난 5월 10일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고 승인을 요청하는 이 역할을 대신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행사에 빠진 것은 70년 재임 중 임신 중이던 1959년과 1963년 두 차례뿐이었다. 찰스 왕은 9일 첫 대국민 연설(King's speech)도 했다. TV로 생중계된 이 자리에서 윌리엄 왕자에게 웨일스 공 작위를 수여하고 그의 부인인 캐서린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은 웨일스 공비로 칭했다. 단기간에 영국 왕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The Crown)이 도움이 될 듯하다. 지금까지 시즌 4, 40부가 방영된 상태이며 오는 11월 시즌 5가 개봉될 예정이다. 이번 시즌에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망 등이 다뤄진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현재 진행 중인 시즌 6 촬영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