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산로 살인사건' 미궁 빠지나…발생 두달째 단서 못찾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서구 '등산로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째가 됐지만, 아직 범인에 대한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 3일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70대 남성이 피살 됐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피해자 채무 관계, 주변인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대부분 범행 시각 알리바이(사건 현장 부재증명)가 확인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로 사건 발생 두 달째를 맞았지만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10∼40명의 유력 용의자를 포함해 주변인 조사를 진행했는데 대부분 행적 확인이 다 된다"면서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수사 약속을 어기거나 하는 등 비협조적이어서 강제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 수사에서 성과가 없자 범행 장소와 관련한 지역적 특성을 좀 더 면밀하게 살피며 수사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강력팀 형사들이 등산로에 1주일간 텐트를 치고 있어 보니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범행 추정 시각)까지 지난간 사람이 10명이 안 된다"면서 "외부인이 접근하는 장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등산로 주변 마을 500여 가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300여 명에 대해서는 구강세포를 채취해 숨진 피해자 등산 스틱에서 나온 신원미상의 DNA와 대조 작업을 벌였지만 뚜렷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 마을에는 선원들이 많이 거주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출항한 180여명과 주소를 옮겨오거나 이전한 100여명 등을 대상으로도 현재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수사에서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미제 사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경찰청에는 2010년 부산진구 모텔 살인사건 이후 미제사건은 없는 상태다.
부산경찰청 한 관계자는 "마산의 무학산 살인사건은 6개월 만에 범인이 검거됐다"면서 "아직 해야 할 수사가 많고, 대조할 DNA가 확보돼 있어 수사 중단이나 수사 의지의 저하는 전혀 없고, 장기화를 우려할 단계도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경찰에서는 실무적으로 1년 정도 수사를 했으나 사건 해결 전망이 없을 때 미제 사건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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