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총리, 독·프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무산에 "어리석다"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이 추진하던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이 무산되자 벨기에 총리가 "멍청한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의 6세대 전투기 개발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극히 실망했다"며 "정말 큰 시간 낭비이자 오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베버르 총리는 "이것은 우리가 항공 방위의 핵심 분야에서 지금뿐 아니라 10년 후에도 스스로 무의미한 존재가 되는 것을 선택했음을 뜻한다"며 "정말 어리석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은 지분과 사양을 둘러싼 극복할 수 없는 견해 차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이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보도한 바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2017년 프랑스의 라팔, 독일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대체할 새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합의했고 2년 뒤 스페인이 합류했다. 벨기에는 미래전투공중체계(FCAS)로 불리는 이 사업에 옵서버(참관) 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업이 무산된 이유로는 프랑스 측 참여업체인 다쏘가 전투기 사업 지분의 80%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독일·스페인 측의 에어버스와 갈등을 빚은 것 등이 꼽힌다.

베버르 총리는 "전투기 개발을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현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프랑스가 독일 없이도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 온 에릭 트래피에르 다쏘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FCAS는 6세대 전투기에 전투용 드론, 전투 클라우드 등을 포함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다. 예상 사업비가 1천억유로(176조4천억원)를 넘는 유럽 역사상 최대 무기 개발 프로젝트였다.
프랑스와 독일은 전투기를 제외한 드론 시스템 개발 등 나머지 사업은 계속 추진하고 프로젝트 이름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리는 두 나라 국방장관 회의에서 앞으로 사업 방향이 논의될 전망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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