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노사 줄다리기 본격화…6월초 최초 요구안 전망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첫 회의부터 난항을 겪으며 파행이 예상됐지만, 근로자 측의 복귀로 오는 26일 노사가 다시 마주한다.
25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는 26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연다.
지난달 첫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요청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요청서'를 접수했다. 또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등 심의 기초자료는 전문위원회 심사에 회부했다.
그러나 근로자 측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에 반발해 회의 도중 퇴장했다.
민주노총은 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시절 '주 69시간 근로'를 정당화했다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권 위원장은 이달 8일 민주노총을 방문해 심의 복귀를 요청했고,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심의의 중요성이 큰 만큼 이번 회의에 다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26일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첫 회의에서 노동계는 대폭 인상을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은 매우 낮은 인상률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전년보다 2.9%(290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2.7% 인상에 그쳤던 김대중 정부 첫해(1998년 심의)를 제외하면, 역대 정부 중에서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반면 경영계는 경제 여건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지금처럼 대내외 여건이 모두 악화한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동결조차도 아마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노사가 본격 논의에 들어가며 양측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다음 달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수준 외에도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올해 처음 논의된다.
도급제 근로자는 실질은 근로자이지만 도급 계약에 따라 일의 성과에 맞춰 보수를 지급받는 이들이다. 배달라이더나 택배기사, 대리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대표적이다.
현행법상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근로자'로 인정돼야 하는데, 이들은 '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노동계는 기본권 보장과 저임금 구조 완화 등을 이유로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는 장관의 공식 요청이 있었던 만큼 본격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 또한 올해 재차 논의된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하지만 대체로 시한을 넘겨 7월까지 심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ok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