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中 서해구조물에 "회색지대 전술…강력 조처 필요"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중국이 서해의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서 최근 몇 년간 무단으로 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전시(戰詩)와 평시의 중간에 해당하는 '회색지대' 전술(grey zone tactics)이며, 이에 대한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미 한반도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9일(현지시간) 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행위에 대해 "미국은 인도·태평양 파트너들을 겨냥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로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색지대 전술은 전통적 무력 충돌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비군사적 수단을 활용해 상대를 약화하는 강압적 행위를 의미한다.
차 석좌는 "워싱턴(미국)과 서울(한국)은 공공 활용 및 분석을 위해 중국 구조물의 좌표를 공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의 PMZ 협정 일방적 위반에 대한 한국의 주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요컨대, 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ㆍ지난 5일 공개)이 남중국해에서 요구하는 것은 서해에서 항행 자유를 유지하기 위한 한미의 노력에도 적용된다"며 "이들 항로를 개방하고, 무료로 통행하며, 한 국가에 의한 임의적 폐쇄에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억지력과 함께 강력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터 차 석좌는 중국이 한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PMZ 내에 대형 심해 양식장 구조물인 '션란'(Shen Lan)을 2개 설치한 것과 대형 구조물인 '애틀랜틱 암스테르담'(Atlantic Amsterdam)을 설치한 것을 "PMZ 내 영구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는 한중어업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또한 "2020년 이후 중국의 행위를 조사하려는 한국 선박의 노력 135건 중 27건이 중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차단됐다. 여기에는 한국의 조사선 온누리호가 중국 해안경비대와 올해 대치한 다수의 상황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어업협정이나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대한 기술적 위반은 아니다"면서도 "잠재적 이중용도 목적을 위한 민간 시설 설치와, 한국 선박에 대한 중국의 괴롭힘은 베이징(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섬이나 암초 등을) 군사화할 때 사용한 '점진적 주권 확장' 회색지대 전술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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