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전기·성·맹견…유엔 "이스라엘, 팔 주민에 '정책적 고문'"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구금한 팔레스타인인을 국가정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고문하고 있다는 유엔의 전문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설에 갇힌 팔레스타인인들은 굶거나 구타를 당하는 것을 넘어 맹견 공격, 전기 고문, 물 고문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 방송과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고문을 사실상 국가 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고문방지협약 가입국을 정기적으로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이번 심사에서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이 운영하는 구금 시설의 실태에 대해 충격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위원회는 "반복적인 심한 구타, 개를 이용한 공격, 전기고문, 물고문, 장시간의 고통스러운 자세 강요, 성폭력"을 포함한 다양한 고문 방법이 사용됐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는 영구적으로 족쇄가 채워진 채 화장실 이용이 금지됐고 기저귀 착용을 강요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출신 위원인 피터 베델 케싱은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고문, 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런 처우가 전쟁 범죄이자 반인륜 범죄에 해당한다면서, 이스라엘의 고문 정책은 국제법상 '제노사이드'(집단학살·genocide)를 구성하는 행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스라엘에 "상급 장교를 포함한 책임자들을 기소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가자지구 전쟁 중에 저질러진 고문 행위를 조사할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설치도 요구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이 신규로 구금한 팔레스타인인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은 행정구금 및 불법전투원(전쟁포로로 간주되지 않는 용의자) 법을 이용해 피의자를 변호사나 가족 접견 없이 장기간 구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금자 가족들은 구금 시설도 파악하지 못한 채 수개월간 애를 태웠는데 위원회는 이를 '강제 실종'으로 규정했다.
위원회는 이스라엘이 특히 불법전투원법을 이용해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까지도 구금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위원회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것을 규탄하면서 이스라엘이 안보 위협에 직면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한 쪽의 국제법 위반이 다른 쪽의 국제법 위반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면서 고문 금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 규범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잔혹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제네바 주재 이스라엘 유엔 대사인 다니엘 메론은 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며 "허위 정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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