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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회담 돌연취소 알고보니…"러, 무리한 요구가 발목"(종합)

연합뉴스입력
FT "러의 강경론 담긴 공문이 원인…돈바스 통제권 등 재차 요구" 러 "언론 보도 아닌 공식 성명에 집중하라"

FT "러의 강경론 담긴 공문이 원인…돈바스 통제권 등 재차 요구"

러 "언론 보도 아닌 공식 성명에 집중하라"

8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만난 트럼프와 푸틴[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최인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휴전 관련 회담이 돌연 취소된 것은 러시아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통화를 갖고 2주 이내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며칠 뒤 러시아가 미국에 공문을 보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이 FT에 전했다.

공문에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영토 포기, 우크라이나 병력의 대폭 감축,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영구 포기 보장 등 푸틴 대통령이 '전쟁의 근본 원인 해소'라는 이유로 요구해왔던 사항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전체와 도네츠크주의 75%를 점령하고 있다.

'현 전선을 동결하는 것을 기본으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미국,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측의 기본적인 입장을 러시아는 전혀 수용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어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간의 통화에서도 진전은 없었다.

루비오 장관은 러시아가 협상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나는 쓸데없는 회담을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다음 날 회담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사거리 2천500㎞인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보류하는 등 협상 국면을 조성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러시아가 강경하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고수하면서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합의할 여지가 적다고 판단했고, 결국 회담 취소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은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며 루코일, 로스네프트 등 러시아 대형 석유회사와 자회사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때와 장소"에서 러시아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러시아가 강경한 노선을 고수하는 한 당분간 정상급 대화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FT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루비오 장관, 러시아 외무부와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성명을 떠올리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성명들에는 완전히 다른 표현, 완전히 다른 평가가 있었고, 우리는 당연히 신문 보도가 아닌 그 표현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와 러시아 외무부는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의 전화 통화 후 양측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9M729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에는 "어떤 미사일, 어떤 운반 수단,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는 군에 문의해야 한다"며 논평을 피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지난 8월부터 9M729 미사일을 23차례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9M729 미사일은 2019년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를 촉발한 무기다. 미국은 러시아가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해 INF를 위반했다고 비난했지만 러시아는 9M729가 이스칸데르 M 시스템에 사용되는 9M728의 개량형으로 INF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은 주장을 제기했지만 러시아는 모든 주장을 반박하며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미러 회담 취소 화풀이?…푸틴, 육해공 핵무력 시위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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