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주민 1명 병원 이송…반천리 공터 주차 차량 50여 대 물에 잠겨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19일 울산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태화강과 동천을 따라 홍수특보가 발령되고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산사태로 주민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울주군 삼동면 3개 마을에는 주민 대피가 권고됐다.
◇ 사흘간 최대 330m 비…사연교·태화교·병영교 홍수특보
기상청의 지역별 상세 관측 자료 등에 따르면 울산에는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후 4시 30분까지 136.9㎜(기상대 기준)의 비가 내렸다.
울주군 두서면은 330.5㎜, 삼동면은 268.5㎜, 북구 매곡은 189.5㎜를 기록 중이다.
특히 19일 한때 시간당 50㎜가량의 비가 쏟아지면서 태화강이 불어나 상류 지점인 사연교에는 이날 오전 5시 40분부터 홍수경보, 중류인 태화교에는 오전 5시 50분부터 홍수주의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다.
태화강에 홍수특보가 발령된 것은 2023년 8월 태풍 '카눈' 때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동천 병영교에도 오전 6시 2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도로 곳곳의 침수로 차량 통행도 제한됐다.
한때 울주군, 중구, 남구 지역 도로 15곳에서 차량이 통제됐으나 오후 들어 비가 잦아들면서 오후 6시 현재는 북구 속심이교, 제전교, 상안잠수교, 시례잠수교 등 4곳만 통제 중이다.
태화강 상류에서부터 빗물이 모여 하류로 밀고 내려오면서 황색 흙탕물로 변한 하천물이 강변 주차장과 산책로까지 뒤덮었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는 일부 공터와 도로가 물에 잠겨 주차된 차량 50여 대가 침수됐다.
중구 태화강 번영교 인근 하부도로에선 차량 1대가 절반가량 물에 잠겨 운전자가 관리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다.
상습 침수지역인 태화강 중류 옆 태화종합시장 인근 지역에는 지자체가 피해 방지를 위해 오전 8시 50분쯤부터 대형 배수펌프를 1시간가량 가동했다.

◇ 산사태·토사 유출…1명 병원 이송, 삼동면 3개 마을엔 대피 권고
강한 비에 토사가 유출되거나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주민 대피 권고도 내려졌다.
이날 오전 8시 58분께 울주군 범서읍 한 사찰에서 산사태로 60대 거주자 1명이 다쳤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 당국이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오전 5시 34분께는 울주군 언양읍 한 주택 창고에 토사가 흘러 내려와 공무원들이 조치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언양분기점 인근에도 산사태로 흘러내린 흙이 일부 차선을 막아 울주군이 현장 정리에 나섰다.
또 울주군은 삼동면 왕방·사촌·하잠 등 3개 마을 150가구에 대피를 권고, 일부 주민이 마을회관에 잠시 머물렀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울산경찰청에는 이날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피해 신고가 총 175건 들어왔다.
도로 침수 78건, 신호기 고장·포트홀 등 15건, 맨홀 관련 14건, 주택 침수 3건 등이나 심각한 인명 피해 신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시는 이날 오전 3시 50분부터 비상 2단계 근무에 들어갔으며 강변산책로와 둔치주차장, 징검다리 등 위험 지역 154곳의 통제를 유지 중이다.
울산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호우 특보가 해제됐다.

◇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일주일 만에 또 수몰
빗물이 불어나면서 이날 국보 '반구대 암각화'도 물에 잠겼다.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7일 만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주군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되기 시작하는데, 며칠간 조금씩 내린 비가 사연댐에 머문 상태에서 이날 강한 비까지 내리면서 오전 5시를 기해 수위가 53m를 넘어섰다.
이후 오후 1시부터 수위가 57m에 달해 암각화는 사실상 완전히 물에 잠겼다.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지난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침수를 막고자 댐에 수문을 만드는 계획이 수립됐으나 2030년쯤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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