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설의 소재가 된 유명 작가들…김솔 '순수한 모순'
연합뉴스
입력 2025-07-19 08:00:00 수정 2025-07-19 08:00:00
오한기 첫 에세이 '소설 쓰기 싫은 날'·황유미 에세이 '생계형 E로…'


'순수한 모순' 표지 이미지[문학실험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순수한 모순 = 김솔 지음.

문지문학상과 젊은작가상 수상자인 김솔(52)의 연작 소설집으로, 세상을 떠난 유명 소설가를 소재로 한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프란츠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여성 작가 FB의 사후 그가 남긴 글을 둘러싼 소동을 다룬 '편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말년에 펴낸 소설에서 비롯된 이야기 '신작' 등이다. 니콜라이 고골을 소재로 한 '장미'와 밀란 쿤데라를 소재로 한 '롱괴르'도 실렸다.

세계적인 작가들을 이야기꾼이 아닌 이야기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삶을 소설로 변주했다. 네 작가의 생애에 평소 관심 있던 독자라면 소설의 이야기와 작가의 삶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가게 된다.

소설집 제목은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묘비명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에서 따 왔다.

문학실험실. 188쪽.

'소설 쓰기 싫은 날' 표지 이미지[민음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소설 쓰기 싫은 날 = 오한기 지음.

소설가 오한기(40)가 2023년 가을부터 1년 동안 민음사 블로그에 연재한 글을 모아 펴낸 첫 에세이로, 제목처럼 소설 집필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작가의 일상을 기록했다.

다만 책은 무료한 일상을 나른하게 전하기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뜻밖의 전개로 긴장감을 유지한다. 작가는 중편소설 '인간만세', '산책하기 좋은 날' 등에서 선보인 특유의 유머 감각을 이번 에세이에도 담아냈다.

작가가 평소처럼 느긋한 기분으로 작업실에 도착해 보니 화이트보드에 작가를 욕하는 문장이 적혀 있다. 작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글을 지운 뒤 'Who are you?'(너 누구야?)라고 쓴다. 그런데 다음날 다시 작업실에 가 보니 "나? 10년 뒤 오한기"라는 답장이 적혀 있다.

이처럼 실제 있었던 일인지 허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극적인 사건 때문에 작가는 서두에 "'소설 쓰기 싫은 날'은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라고 소개했고, 책의 말미 '작가의 말'에서도 "에세이라고 하지만 소설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민음사. 216쪽.

'생계형 E로 살아가는 I의 사회생활' 표지 이미지[퍼스널에디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생계형 E로 살아가는 I의 사회생활 = 황유미 지음.

소설가 황유미(36)의 에세이로, 작가가 과거 직장생활을 하며 겪었던 여러 고충을 진솔하게 담았다.

제목의 E와 I는 각각 성격유형검사(MBTI)의 외향형 성격과 내향형 성격을 뜻한다. 작가는 취업 면접에서 '친구가 왜 이렇게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6명 넘게 모인 자리에서 누굴 보며 말해야 좋을지 몰라 허둥대는 내향적 성격이라고 한다.

그런 작가는 하필 외향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광고회사에서 일하며 자연스레 동료들과의 관계에 치이고 지쳐간다. 책은 작가의 모습을 익살스러우면서도 사실적으로 다뤄 독자의 공감을 끌어낸다.

작가는 5년 동안 분투한 끝에 회사를 떠나 2019년 소설집 '피구왕 서영'을 펴내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 책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에 2022년 공개한 'I형 인간의 사회생활'과 지난해 선보인 '독립어른 연습'을 수정해 엮었다.

퍼스널에디터. 228쪽.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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