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최종전 끝나고 욕설…"기부하겠다" 입장에도 계약 해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중국과 맞붙은 홍콩 팀의 나이지리아계 홍콩인 선수가 중국 팬들에게 욕설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결국 팀에서 방출됐다.
18일 지무뉴스와 홍성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중국 대 홍콩)에서 홍콩 공격수인 마이클 우데불루조가 중국 팬들을 향해 '나쁜 놈들'(bastards)이라는 등의 욕설을 했다.
그는 홍콩이 중국에 0대1로 패하자 메가폰을 든 채로 홍콩 팬들에게는 감사를 표하고 나서 중국 팬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같이 욕했다.
그의 욕설에 홍콩 팬들은 "우리가 홍콩이다"라며 환호했다.
이 상황은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서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논란이 커지자 그는 바로 사과했다.
그는 "독일 생활 경험으로 인한 실수"였다고 해명하면서 "앞으로 1년 치 연봉의 20∼25%를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입장 표명에도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이 계속되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그가 속한 구단인 쑤저우둥우 측은 '구단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면서 2026년말 만료되는 계약을 조기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과 홍콩은 정치·사회적 갈등이 누적되면서 스포츠 대항전과 같은 이벤트에서 격한 대립 양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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