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은 팀의 전반기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김호령은 49경기 148타수 42안타 타율 0.284, 2홈런, 24타점, 출루율 0.363, 장타율 0.432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했다.
2015년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호령은 올해로 프로 11년 차에 접어들었다. 뛰어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1군에서 빠르게 자리잡았지만, 공격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0.179)과 지난해(0.136)에는 1할대 타율에 그쳤다.
올 시즌도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김호령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4월 27일 1군에 올라왔으나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주장 나성범은 김호령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지난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이 우천취소된 이후 취재진과 만난 나성범은 "내가 NC에서 뛸 때 상대 팀 입장에서 (김)호령이를 보면 정말 수비도 잘하고 발도 빠르고 가진 게 많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방망이만 좀 더 좋아지면 주전 중견수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나성범은 "생각보다 수비는 안정적으로 했지만, 가진 것에 비해서 타격 능력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기회를 받았음에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호령이가 나이도 있고, 또 2군 생활도 길게 하면서 너무 (1군과 2군을) 왔다갔다 하면서 백업 선수로만 뛰었기 때문에 호령이도 나름 자신의 계획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김호령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5월 1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데뷔 첫 만루홈런, 첫 멀티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야수들이 하나둘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던 만큼 김호령의 활약은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나성범은 "포기하지 않고 잘 준비했다. 호령이가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호령이를 응원했다. 마침 선발로 나가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기사를 보니 감독님께서 호령이를 주전으로 기용하신다고 말씀하셔서 선배로서 기분이 좋고, 잘했으면 하는 후배가 그렇게 되니까 뿌듯했다"며 미소 지었다.
나성범은 더 나아가 2군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퓨처스리그에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도 마찬가지"라며 "(2군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소화했는데,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지금보다 뭔가 더 하다 보면 1군에서 같이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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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