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훈련량을 줄이면 불안하더라.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루틴을 꾸준하게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는 만 39세를 맞은 올해는 물론 최근 몇 년간 단 한 번도 기량에서는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히 팀은 물론 리그 정상급 우타자의 면모를 유지 중이다.
전준우는 2020년 이후 작년까지 654경기 타율 0.308, 770안타, 78홈런, OPS 0.841의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준우보다 타율이 높았던 타자는 5명, 더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1명뿐이었다. 주요 타격 지표에서 대부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뽐냈다.
전준우는 2025시즌에도 전반기 롯데 타선의 '기둥'이었다. 팀이 치른 89경기 중 88경기에 출전, 타율 0.294(327타수 96안타) 7홈런 56타점 OPS 0.799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롯데는 전반기 주축 야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로 라인업 운영에 어려움이 컸다.
전준우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면 2012시즌 이후 13년 만에 전반기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권에서 마치는 건 불가능했다고 봐야 한다.
전준우는 "개인 성적은 항상 더 잘하고 싶다.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내가 더 많은 홈런을 치고 타점을 기록했다면 팀에 더 보탬이 됐을 것 같다.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만족 없이 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전준우기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은 많은 훈련량과 철저하게 지키는 루틴이다. 홈 경기 땐 오후 12시 30분이면 사직야구장에 출근, 게임 준비에 돌입한다. 트레이너들에게 치료, 마사지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웨이트 트레이닝, 실내 타격 훈련 이후 팀의 공식 훈련 스케줄을 시작한다.
롯데 관계자는 "전준우 선수가 1군 선수단 전체를 통틀어 출근이 가장 빠른 편이다. 홈 경기 때는 거의 언제나 정해진 시간에 야구장에 도착해 훈련한다"고 귀띔했다.

경기 전 수면은 전준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루틴 중 하나다. 공식 훈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짧은 시간이라도 눈을 붙인다. 원정 경기 때는 숙소에서 점심 식사 후 경기장으로 출발 전 낮잠을 자는 걸 잊지 않는다.
전준우는 "예전부터 훈련량을 줄이면 불안해 지는 성격이다. 특히 타격에서는 기본기 훈련을 꾸준히 한다"며 "경기 전 낮잠은 30분 전후다. 피곤할 때는 눕자마자 곯아 떨어질 때도 있다. 훈련 후 잠깐이지만 짧게라도 수면을 취하는 게 몸 회복도 빠르다. 나에게 잘 맞는 루틴이기 때문에 계속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베테랑의 부진에 빠지면 젊은 선수들보다 더 냉정한 비판을 받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끊임 없이 스스로를 몰아 붙이는 것도 은퇴할 때까지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다.

전준우는 "젊은 선수들에 비해 베테랑들이 야구를 못하면 아무래도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다. 은퇴할 때까지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전준우에게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좋은 롤모델이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2025시즌 전반기 83경기 타율 0.329(289타수 95안타) 14홈런 55타점 OPS 0.996의 괴력을 선보였다. 리그 전체에 투고타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나이가 무색한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전준우는 "최형우 선배는 내 롤모델이다. 나도 앞으로 최형우 선배처럼 계속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최형우 선배가 모범적으로 길을 잘 닦아놓아주셨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시면서 잘하고 계시니까 나도 그 길을 따라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