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관찰한 생명의 신비…'와일드'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새로운 질서 = 헨리 키신저·에릭 슈미트·크레이그 먼디 지음. 이현 옮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인공지능(AI)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아흔다섯이던 2018년 무렵이었다. AI가 화두가 된 게 2022년 말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상당히 이른 시기에 AI를 주목한 셈이다.
키신저는 한발 더 나아가 책까지 썼다. 2023년 국내에 소개된 'AI 이후의 세계'다. 키신저가 에릭 슈밋 전 구글 CEO(최고경영자), 대니얼 허트로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슈워츠먼컴퓨팅대 초대 학장과 함께 쓴 책이다.
저자들은 의학을 비롯해 사회·정치·외교·기술·군사 등 다방면으로 확산하는 추세를 살펴보면서 AI를 파트너 삼은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는 엄청난 격차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출간된 '새로운 질서'는 그 후속작이다. 키신저가 슈밋,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크레이그 먼디 시스템생물학연구소장과 함께 썼다. 저자들은 오류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AI가 잘못된 선택을 내릴 수도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디지털 콘텐츠와 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인간이 능동적인 주체에서 수동적인 소비자로 밀려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들은 AI가 인간의 가치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존엄성을 달성할 수 있는 존재(인간)를 특별히 존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 존엄에는 항상 선하고 고결할 수만은 없는 인간의 취약성과 실패할 잠재력도 담겨야 한다고 덧붙인다.
윌북. 272쪽.

▲ 와일드 = 이원영 지음.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를 쓴 '펭귄 박사'인 저자가 8년 만에 낸 책이다. 전작이 펭귄과 극지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면, 이번 책에선 동물 전체로 연구 대상을 넓혔다.
책은 짝짓기, 색과 체형, 집단생활, 공생, 이주 행동, 체온조절, 수면, 인지와 감정, 의사소통, 동물 윤리, 기후 위기까지 동물 삶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한번 부부의 연을 맺으면 50년 이상을 해로한다고 알려진 일부일처제 조류 나그네앨버트로스, 사냥감에 따라 무리 규모를 조절하는 사자, 항문 냄새로 개체를 인식하고 소속 집단을 확인하는 하이에나, 통통한 귀로 열 손실을 줄이는 북극여우,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며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회색앵무 등 신기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연구 사례와 설명에 걸맞은 사진도 함께 실렸다.
글항아리. 432쪽.
buff2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