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주전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이강인이 올여름 새 행선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런던 언고 중위권 구단 크리스털 팰리스가 다시 한 번 물망에 올랐다.
이강인은 지난 1월부터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에 휩싸인 상태다. 초반엔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노팅엄 포레스트, 토트넘 홋스퍼 등 규모가 큰 빅클럽이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 나설 수 있는 팀들이 행선지 후보로 꼽혔으나 최근엔 크리스털 팰리스가 잠재적인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 매체 풋01이 최근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을 알리면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거론했다.
매체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활용도가 점점 떨어지는 이강인이 이적시장을 통해 PSG를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알렸다.
이어 "이강인의 이탈은 불가피하다. 이강인 플레이스타일은 이적시장에서 관심을 모은다"며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그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크리스털 팰리스가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소개했다.

이강인인 지난 2023년 이적료 2200만 유로에 마요르카에서 PSG로 옮겼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PSG와 경쟁했으나 마요르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엔 "현금 대신 선수 2명을 달라"고 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강인도 "PSG에서 제안이 왔고 명문 구단이어서 선택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낼 정도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비슷한 시기 부임한 PSG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뽑은 선수가 아니라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주도해서 데려온 선수였다.
캄포스 단장은 2023년 말 유명한 소르본느 대학 강연에서 이강인을 축구 실력과 마케팅이 어우러진 상업적 성공 사례로 꼽기도 했다.
문제는 엔리케 감독이 PSG에 부임할 때 눈여겨 봤던 선수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가리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고 PSG라는 부자구단에서 뛰는 선수임에도 축구에 대한 배고픔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선 "내가 고른 선수는 아니다"라는 말도 적지 않게 했다.

엔리케 감독의 지도력의 의심을 받는다면 구단의 감독 교체 등을 통해 출전 시간 확보 등을 가능할 수도 있지만 PSG는 올 초부터 승승장구하면서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이미 확정지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와 프랑스컵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에 도전하는 중이다.
PSG 창단 뒤 역대 최고 전력을 구축하다보니 팀내 주전 경쟁에서 크게 밀린 이강인의 입지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든 것도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이강인은 이적을 모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유력지인 레퀴프는 이달 초 "PSG는 이강인의 이적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됬다. 시즌 종료 후 선수 측과 구단이 향후 진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그의 PSG 퇴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이강인 본인의 SNS가 이적설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서 'PSG'를 삭제했다. 팬들은 이것이 이적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고 추측한다.
이강인은 2023년 1월 겨울이적시장에서 4곳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이적 여부가 주목받았으나 잔류가 최우선이었던 당시 소속팀 마요르카는 모든 제안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같은 해 7월 PSG로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44억원)에 이적하면서 빅클럽 입성을 이뤄냈다. PSG로 이적하기 직전에 마요르카 계정을 다시 '팔로우'한 적이 있다.
일단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대폭 낮춰 그를 데려가려고 하는 팀들에 문턱을 낮췄다.
이강인은 이달 들어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과 연결되는 중이다.
지난 9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유럽 축구계 선수 이적과 관련한 여러 소문을 소개하면서 이강인 소식을 첫머리로 거론했다.
ESPN은 영국 대중지 '더 선'의 최근 보도를 인용, "PSG(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 이강인이 아스널과 연결되고 있다. 예상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316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PSG 입장에선 이강인의 이적료를 '원금 회수' 정도로 굉장히 낮춘 셈이다.

매체는 특히 지난해 11월 아스널의 스포츠 디렉터로 영입된 안드레아 베르타와 이강인의 인연을 언급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베르타는 전 직장인 스페인 3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2년 전 이강인 영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엔 PSG가 등장하면서 베르타 단장과 이강인이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이번엔 다르다. 베르타가 지난해 11월 사임한 유명 디렉터 에두 가스페리니 후임으로 온 뒤 이강인을 다시 데려오려고 노력한다는 게 ESPN의 설명이다.
다만 아스널의 경우, 현 소속팀인 PSG 못지 않게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해서 베르타의 존재를 감안하더라도 이강인이 주전 경쟁에서 얼마나 생존할지 의심될 수밖에 없다.
크리스털 펠리스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핵심 윙어 에체베리 에제가 올여름 빅클럽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고, 상대적으로 이강인의 기량 정도면 주전 경쟁을 해볼 만하다는 관측이 나와 내년 북중미 월드컵 준비를 위해서라도 괜찮은 팀으로 꼽힌다.
사진=PSG / 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