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무기로 몰디브 압박…2022년에도 비상사태 선포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지난 1991년 구(舊)소련 해체로 독립한 동유럽의 최빈국 몰도바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몰도바 의회는 이날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출한 비상사태 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몰도바는 오는 16일부터 60일간 비상사태 대응을 위해 설치되는 특별기구가 정부를 대신해 각종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이번 비상사태는 전체 천연가스 사용량의 90%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이 원인이다.
러시아의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공급 중단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관으로 몰도바에 천연가스를 보냈지만, 우크라이나와의 가스관 사용계약 연장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친(親)서방 노선으로 기운 몰도바 정부에 대한 러시아의 응징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러시아는 지난 2020년 몰도바에 친 서방 노선을 표방하는 정권이 들어선 뒤 에너지를 무기로 압력을 행사해왔다.
몰도바는 지난 2022년에도 러시아가 가스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공급 중단을 선언하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은 가스 수입 계약 연장 무산을 정부의 탓으로 돌리면서 이날 불신임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겨울철에는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러시아가 실제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상당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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