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에게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규 판사는 12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오재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2365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명 야구선수 지위를 이용해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후배에게 (수면제 등을) 처방받게 했고, 3년이 넘는 기간 범행이 계속돼 수수한 양도 많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86회에 걸쳐 전현직 야구선수 등 14명에게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처방받게 한 뒤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오재원이 20대의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등 팀 내에서 입지가 불확실한 선수들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부 후배들에겐 욕설과 폭언, 협박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오재원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 기소됐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1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받은 혐의, 이를 신고하려는 지인을 저지하기 위해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 재판 중이다.
당시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했으나 보복 목적의 폭행과 협박은 강력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재원 지인의) 진술 내용이 일치되고, 사건 직후 오재원이 적극 부인하기보다는 사과하는 취지로 보낸 대화 내용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재원은 지난해 11월 지인으로부터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5월 추가 기소됐다.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추가 선고받고 항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적발이 쉽지 않고 환각성, 중독성 등으로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커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수사에 협조하고 범행을 인정한 점, 수수한 필로폰 양이 많지 않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달 19일 검찰은 오재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23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오재원은 최후진술에서 "수용 기간 수면제에 손대지 않았고 단약 의지를 갖고 있다. 반성하면서 용서를 구한다"며 울먹였다.
선고 기일인 12일, 징역 1년 6개월이 추가됐다.
한편 오재원의 범죄로 현역 시절 소속 구단이었던 두산 베어스도 타격을 입었다. 선수 8명이 오재원의 강압에 의해 병원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했고, 이 문제로 2024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4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이들 8명에 대해 심의했다. 8명 전원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사회봉사 80시간의 제재를 결정했다.
상벌위는 "선수들이 선배 선수의 강압과 협박에 의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구단의 조치로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