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지진 미리 알수 없나…"임박 알리는 신호 없어"
연합뉴스
입력 2023-02-09 17:22:09 수정 2023-02-09 17:22:09


9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튀르키예 파자르지크의 한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파자르지크의 한 건물이 6일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초토화된 모습. 2023.02.09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을 현재 수준의 과학 기술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는 없을까.

NBC 방송은 8일(현지시간) 지진 전문가 여러 명을 인용해 지진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우선 지진 발생 전 나타나는 일정한 경향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날씨의 경우 특정 기상 환경이 닥칠 때는 전조가 보인다. 태풍의 경우 발생 전 하늘에 커다란 적운이 뜨면서 날이 어두워지고 기온과 대기압이 급격히 떨어진다. 풍향도 급격히 바뀐다.

지진에는 날씨와 비교해 이같이 명확한 신호가 없다.

그간 학계는 지표면 아래서 들려오는 소리의 변화, 동물의 이상 행동, 라돈 가스 농도 증가 등과 지진 발생 사이의 관계를 연구해왔지만 확실한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지질학 교수 벤 판데르플라윔은 "지진은 서서히 움직이던 기차가 마지막에 속도를 높이는 것과는 다르다"라면서 "지진은 갑작스럽게, 그리고 가속도가 붙으며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지진을 유발하는 지표면 밑 압력이 장기간에 걸쳐 쌓인다는 점도 지진 발생 시점 예측을 어렵게 한다.

지진은 지표면 아래 있는 지각판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들 지각판이 액체 상태 맨틀 위에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단층선을 가로질러 서로 밀어 올려지면 응력이 쌓이는데, 이 응력이 암석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지진을 유발하는 엄청난 양의 압력이 방출된다.

이 과정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압력이 언제 방출될지 인간에게 유의미한 시간으로 좁혀 예측할 수는 없다.

예컨대 과학계는 지각판 동향을 관측해 '향후 200년 안에 지진이 특정 지역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볼 수는 있어도 그 이상 정확하게 압력 방출 시점을 예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홈페이지에 "USGS나 다른 어떤 과학자도 대지진을 예측한 적 없다"면서 "우리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하며 가까운 미래에 그 방법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명시했다.

NBC는 지진 발생 한참 전 미리 지진을 예고하는 것은 어려워도 지진이 현장에 닥치기 단 몇 초 전에라도 이를 알려주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진이 잦은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지진 발생 약 몇 초 전 주민에게 통보해주는 지진 조기 예보 시스템인 '셰이크 얼러트'(Shake Alert) 가 대표적이다.

판데르플라윔 교수는 "20초는 매우 짧은 것 같지만, 책상 아래 숨을 곳을 찾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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