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연합뉴스
입력 2022-06-08 07:00:02 수정 2022-06-08 07:00:02
직관주의자·미오, 우리 미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지음.

'풀꽃' 시인 나태주의 49권째 시집으로 2020년 2월부터 2년간 쓴 시 176편을 엮었다.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로 너나없이 고달픈 시간을 보낸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시인은 지치고 고달픈 이들에게 '기다림의 까치발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고 다독이고, '코로나19가 우리를/ 새롭게 철들게/ 하는 것'('다시 포스트코로나')이라고 깨우친다.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표제시)라고 격려하기도 한다.

시집에는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시인 출신 동명 스님,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피아니스트 손열음, 방탄소년단 등에 대한 시도 담겼다.

'잘못했어요 하나님/ 우리에게로 온 하늘의 손님/ 울려서 돌려보낸 우리/ 다만 여기 와 무릎 꿇어요'('길 잃은 천사-정인 아기의 영혼을 위하여')

'세계인의 가슴에 노래를 심고/ 세계인의 가슴에 사랑을/ 심어 가꾸는 마음의 정원사들'('사람의 별-BTS, 방탄소년단')

열림원. 288쪽. 1만4천 원.



▲ 직관주의자 =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소슬기 옮김.

2017년과 2020년 미국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의 1999년 데뷔작이다.

가상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소설로,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의 진실을 찾아가는 흑인 여성 점검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상의 도시를 굴러가게 하는 엘리베이터 점검원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경험주의자와 이미지와 직감으로 기계 상태를 점검하는 직관주의자로 나뉘어 있다. 직관주의자인 주인공은 어느 날 엘리베이터가 자유 낙하하는 추락 사고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불가능한 사고의 진실을 파헤친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얽히는 주인공의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기울어진 세계의 부조리를 건조한 언어로 들여다본다.

사건 해결이란 탐정 소설의 구조를 따랐지만, 세상은 온전히 설명할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고 얘기한다.

은행나무. 352쪽. 1만6천 원.



▲ 미오, 우리 미오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요한 에예르크란스 그림. 김경희 옮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 20주기를 맞아 새로운 번역과 그림으로 나왔다. 국내에서 이 작품이 다시 번역 출간되는 건 2002년 이후 20년 만이다.

입양 가정에서 외롭게 자란 보세는 맥주병에 갇힌 거인을 구해준 뒤, 머나먼 나라로 떠나 꿈에 그리던 아빠를 만난다. 아빠가 그 나라의 임금님이어서 보세는 미오 왕자가 되고 좋은 친구 윰윰도 만난다. 미오는 아이들을 잡아가는 사악한 기사 카토가 나라의 큰 근심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윰윰과 함께 카토를 무찌르기 위해 떠난다. 미오가 절망에 빠져 포기하려는 순간마다 "미오, 우리 미오" 하고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와 윰윰의 응원이 힘이 된다.

린드그렌 동화 중 드물게 어둡고 황폐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현실에도 작고 연약한 어린이가 씩씩하게 자신만의 용기를 발견하도록 응원한다.

웅장한 그림을 담고, 어린이의 입말로 문장을 풀었다.

창비. 208쪽. 1만800원.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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