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한반도 서남부에 꽃핀 '옥' 문화를 만나다
연합뉴스
입력 2021-09-28 17:18:47 수정 2021-09-28 17:18:47
국립나주박물관, 모레부터 특별전 '금은보다 귀한 옥'


연기 장재리 출토 채색 유리옥[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충남 공주 무령왕릉에서는 자그마한 알갱이 같은 옥 유물이 3만 점 넘게 나왔다. 색상은 주황색·녹색·어두운 남색·파란색·노란색 등 다양하다. 옥은 장신구를 만들거나 물품을 장식하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무령왕릉뿐만 아니라 한반도 서남부에 있는 고분에서는 옥 유물이 적지 않게 출토됐다. 중국 역사서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는 "마한 사람들은 구슬(옥)을 귀하게 여겨 옷에 꿰매어 장식하기도 하고, 목이나 귀에 달기도 한다"는 기록이 있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선사시대와 고대에 마한과 백제 지역에서 꽃핀 옥 문화를 살피는 특별전 '금은보다 귀한 옥'을 전라남도와 함께 30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연다고 28일 밝혔다.

전시에서는 옥의 특성과 문화사적 흐름을 설명하고, 각지에서 나온 다양한 옥 유물을 공개한다. 출품 자료는 293건, 6천여 점에 이른다.

경주 식리총 출토 상감 유리옥[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옥은 본래 경옥(硬玉)과 연옥(軟玉) 등 광물을 뜻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유리·벽옥·활석·수정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든 장식용 기물과 구슬을 모두 옥이라고 불렀다. 전시장에서는 광물 원석과 옥 유물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옥 유물의 발전 양상도 소개한다. 신석기시대에 등장한 옥은 둥근 고리 모양으로, 주로 바닷가에서 발견됐다. 청동기시대가 되면 옥이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인식되고, 초기 철기시대에는 검·거울과 함께 지배 계층의 무덤에 묻혔다.

옥은 해상 교역로를 통해 한반도에 유입되기도 했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광석인 홍옥수와 유리구슬이 교역의 산물이다.

이와 함께 비취색 굽은옥, 푸른색 대롱옥, 채색 유리옥와 상감 유리옥 등 화려하고 아름다운 고대 옥 유물도 선보인다.

국립나주박물관 관계자는 "동양권에서는 옥을 신성하게 여겼으며, 금과 비교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했다"며 "이번 전시에서 고대 옥 문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마한 역사문화권을 포함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기념해 마련됐다. 다음 달 26∼29일에는 마한 문화 행사가 진행되고, 12월 17일에는 전시와 연계해 '아시아의 옥 문화'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아산 남성리 출토 유물[국립나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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