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의회 열었더니 11명 감염으로 폐쇄…야당, 거센 반발
연합뉴스
입력 2021-08-03 12:57:46 수정 2021-08-03 12:57:46
"방역 실패 총리 사퇴 압박 커지자 불신임 투표 막으려"


무히딘 내각 사퇴 요구하는 말레이시아 야당 의원들[AP=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가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방역 실패'를 둘러싼 정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말레이 사망자 하루 219명 추가돼 누적 9천403명[말레이시아 보건부]




3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100여명의 야당 의원 등이 무히딘 야신 총리와 내각 퇴진을 요구하며 의회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 가로막혔다.

올 초 말레이시아 정부는 압둘라 국왕의 동의를 얻어 1월 12일부터 8월 1일까지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 기간에는 입법 조치 없이 포고령만으로 통치가 가능했고, 의회 활동도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달 26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올해 처음 의회가 열리자 무히딘 정부에 '방역 실패'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셌다.

말레이시아는 5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해 봉쇄령을 발동했지만,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확진자는 전날 1만5천764명이 추가돼 누적 114만6천여명, 사망자는 최고치인 219명이 늘어나 누적 9천403명이다.

마하티르 전 총리(오른쪽) "무히딘 부끄러운 줄 몰라"[EPA=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압둘라 국왕이 무히딘 내각을 질책하는 성명을 내놓자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그런데 같은 날 의회 직원 두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고, 추가 검사를 통해 의회 관계자 총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부는 11명 가운데 4명이 델타 변이 감염자라며 의회를 코로나 고위험지역으로 간주한다고 발표했고, 당국은 이달 2일 예정된 의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야당 의원들은 "무히딘 총리가 자신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막으려고 국회를 폐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다.

야당 의원 사이드 사디크는 "거의 모든 하원의원과 국회 직원들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회기 연기는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작년 2월 마하티르 모하맛 당시 총리는 '정치 승부수'로 총리직 사임 후 재신임을 노렸다가 실패했다.

마하티르는 자신이 의회 과반수 지지를 끌어모았다고 생각했으나, 국왕은 무히딘 야신을 새 총리로 앉혔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총리직을 탈환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의 감염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무히딘 총리는 지지 기반을 잃었고, 정계는 다시 소용돌이치고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전날 시위에서 "국민이 비난함에도 무히딘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ㅣ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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