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전화 받고 中 찾았다가 위구르족 수용소에 2년반 감금"
연합뉴스
입력 2021-03-04 00:43:44 수정 2021-03-04 00:43:44
프랑스로 망명한 위구르족 여성, 신장 수용소 삶 폭로한 책 출간


"중국판 굴라크의 생존자"[AFP=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2006년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망명한 굴바하르 아이티와지(54) 씨는 2016년 11월 과거 몸담았던 회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위구르족 출신인 그는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석유회사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였다.

역시 석유회사에서 일하는 남편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그는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소수민족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차별이 싫어 중국을 떠났다.

머릿속에서 중국에서의 생활이 희미해질 무렵 전 직장에서 걸려온 전화는 퇴직 절차를 완료하려면 서류에 서명이 필요하니 귀국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일주일 내내 걸려오는 전화에 그는 결국 잠시 중국에 다녀오기로 했다. 도착하자마자 차나 한잔하자며 초대받은 경찰서에서 아이티와지 씨는 여권을 빼앗겼다.

여성 30명이 함께 지내는 방에서 먹고자야 했던 그는 매일 같이 조사를 받으며 "자백"을 강요받았고,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당국은 동생까지 체포했다.

결국 아이티와지 씨는 자신이 분리주의 세력의 테러에 동조했다고 당국이 원하는 답을 내놨다. 2018년 11월 열린 9분짜리 재판에서 그는 7년간 "재교육"을 선고받았다.

아이티와지 씨의 큰딸은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 등에게 서한을 보내 어머니의 석방을 호소했다.

별다른 변화가 없자 딸은 2018년 여름 중국 당국에 붙잡힌 어머니를 구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올렸고 여기에 44만명이 서명하자 외교부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됐다.

그 덕분인지 7년을 수용소에서 보냈어야 할 아이티와지 씨는 2019년 3월 프랑스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프랑스 주간지 롭스는 위구르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두발에 족쇄를 찬 채 수용소에 갇혀지내야 했던 아이티와지 씨의 삶을 3일(현지시간) 조명했다.

아이티와지 씨는 지난 1월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기자와 함께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폭로한 '중국판 굴라크의 생존자'를 출간했다. 굴라크는 옛 소련 스탈린 정부가 운영한 강제 수용소다.

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에서 운영하는 수용소에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이 갇혀 있다고 추정한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며 해당 시설은 "재교육"을 목표로 하는 "직업 훈련 센터"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이티와지 씨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증언은 사실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이 모든 것을 부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내놓은 증거들은 모두 강요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사는 사람을 굳이 중국으로 데려와 다시 "훈련"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중국 정부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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